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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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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것과 너의 것::일기 구글 온라인클래스에 수업 업로드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우당탕탕 업무를 봤다. 마음이 다시 초조해졌다.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하는데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코로나 2.5단계 격상으로 운동도 갈 수 없고 회사와 집만 왔다갔다 했다. 언제 또 재택으로 전환될지 모르니 업무전화를 내 개인 번호로 착신전환을 해놓았다. 그래서 퇴근 시간 이후에 오는 업무관련 전화를 거를 수 없었고 그냥 받아야 했다. 어제는 그렇게 통화 몇통을 했더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일이 많으면 집에 가는 걸음이 무겁다. 무겁게 걷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한참을 좋았던 때의 사진을 구경했다. 저렇게 행복했던 날들이 또 올거야. 조금만 힘내야지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몇분이 채 안돼서 장갑 한짝을 역에 놓고 왔다는 ..
아무튼 요가::박상아 얇은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믿고 읽는 '아무튼' 시리즈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문장이다. 요가에는 잘하고 못하고가 없다. 내가 나의 몸과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또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하는데 왜 잘하고 못하고를 남이 평가하려 드는가? 이것은 마치 내가 건강을 위해 매일 새벽 약수터에 가는데 사람들이 내가 약수터에 잘 가고 못 가고를 참견하는 것과 같다. 책을 읽으면서 '쿤달리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서양에서 꽤 유명하다는 것을 알았다. 필리핀 시아르가오에서 서양인이 운영하는 쿤달리니 요가 클래스를 들어봤다. 좀 광적이고? 영적이고? 이상하면서 신기했다. 제주도의 한주훈 선생님 이야기도 재밌었고 하타요가도 더 관심이 갔다. 요가라는 수련의 매력을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좋았..
찻잔 속 물리학::헬렌 체르스키 심리학은 과학이다. 그래서 좋아했다. 근데 상담교사가 되고 과학과는 점점 멀어졌다. 임용 공부를 계기로 내 안의 질문이 많이 사라졌다. 딱딱하고 차가운 지식들을 잔뜩 머리에 박아 넣었다. 그렇게 심리학이 재미가 없어졌다. 직장에 다니면서 다시 공부가 재밌다. 하지만 공부의 편식이 심하다. 자꾸 상담에 필요한 정보만 집어넣기 바빴다. 그러다가 마음이 많이 아팠다. 마음이 아프니까 마음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렇게 또 과학과는 더욱 멀어졌다. 마음이 안정이 되고 다시 원하던 공부를 하려고 보니 과학에 조금씩 흥미를 붙여보려고 했다. 과학도 결국에 철학이다. 그래서 과학이 재밌다. 과학은 결국 '우리'의 삶이고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도구로써 즐길 수 있다.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면 우리의 시각이 달라진다. ..
숫타니파타::불교 최초의 경전::법정 옮김 숫타니파타는 말의 모음집이라는 뜻이다. 불교의 많은 경전 중에서도 초기에 이루어진 경전이라 불교철학을 공부해보고 싶다고 하니 추천받아서 읽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읽었다면 시집인 줄 알았을 것 같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다 행복하라.'같은 유명한 문장이 숫타니파타에서 나왔다는 게 신기했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어떤 종교에서든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것을 배우고 내 삶에 적용하는 연습을 하고 싶었다. 나는 아직 나약한 중생이라 그런지 무소의 솜털처럼 혼자서는 못 가고, 집착도 많고, 마음이 갈대같이 흔들린다. 부지런히 정진하면 내 마음에도 고요가 찾아오겠지 싶다. 이 책을 추천해준 nh선생님께 감사하다. 최고의 목표에 이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마음의 안..
실망과 사랑::소국 아즈마 꽃말 귀여운 소국. 가을꽃인 국화는 색감만으로도 가을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소박하지만 단아한 소국을 보면 나도 소국같이 고운 사람이 되고 싶다. 국화는 꽃의 지름이 18cm 이상이면 대국, 9cm 이상이면 중국, 그 이하이면 소국으로 나눈다. 국화는 차로도 많이 마시는데 실내에 물꽂이를 해두면 비염이나 혈압, 불면증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국화에는 눈과 간에 좋은 비타민A, 비타민B1, 콜린, 스타키드린, 아데닌 등이 함유되어있다. 국화의 꽃말은 지혜나 평화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꽃의 색에 따라 꽃말이 달라진다. 주황색 소국의 꽃말은 짝사랑, 실망 아름다운 꽃에게 위로받으라는 건가. 어제 누군가 내게 선택의 주도권을 내가 가져야 한다고 했다. 소중한 내 인생이니까. 짝사랑을 하다가 잘 안..
행복한 가을::일기 9월-10월에 여러 가지로 좀 힘들었다. 그 시간들도 소중하게 보내고 나니 요즘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감사한 일들이 쏟아진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일이다. 7월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그때 소진됐었고 가을까지 해소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일에 대한 스트레스는 나의 역량 부족으로 아이들을 제대로 돕지 못한다는 죄책감으로 남았다. 그런데 요즘은 자책이 많이 줄었다. 그래! 나는 아직 신규교사야. 아직 배우고 적응하는 시기라구. 어제보다 1퍼센트만 나아져도 괜찮아. 어제보다는 나은 일과를 보내보자고 나를 다독였다. 그렇게 지친 나를 살펴봐주고 달래주니까 10월 말부터 점점 다시 회복되었다. 오늘도 여전히 일이 밀리고, 실수를 하고, 효율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일을 뒤죽박죽 했지만 오늘 내가 어제의..
베이비티스(Babyteeth)::섀넌 머피::영화 리뷰 감독: 섀넌 머피 | 출연: 일라이자 스캔런, 토비 월레스, 벤 멘델슨, 에시 데이비스 | 수입·배급: 엠엔엠인터내셔널㈜ 미국 영화 매체인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2020년 최고의 영화라고 한다. 인디와이어가 나랑 취향이 비슷한가보다. 기대 안 하고 봤는데 오프닝 시퀀스부터 날 사로잡아버린 영화다. 예고편을 보고 우당탕탕 거리는 하이틴 영화인 줄 알았는데 내가 예상한 내용이 전혀 아니었다. 그래도 너무 좋았다. 영화의 색감, OST까지 너무 내 취향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지금 OST 내 귀의 캔디 수준이다. 보고 난 뒤 여운이 깊게 남아서 2차를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장면 하나하나가 아른거린다. 자의로는 안 갈 것 같다. 누가 보자고 하면 좋다고 가서 볼 것 같다. 주인공 밀라와 밀라와 러브러브를..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종필::영화 리뷰 나는 영화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럼에도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영화관에 자주 가지 못했다. 이런 힘든 시기에도 다들 보라고 추천해줬던, 그래서 꽤나 흥행하고 있는 영화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이다. 일주일만에 관객수 54만을 넘었다고 한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재밌다. 재밌게 잘 볼 수 있는 한국영화 특유의 고리타분함을 2분의 1정도는 극복한 영화다. 그 극복하지 못한 고리타분함은 스토리때문이다. 스토리와 후반부의 장면들이 왠지 저건 명절에 티비로 봐야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또 보자고 하면 기꺼이 볼 수 있을 것 같은 재미가 있었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벌써 ‘삼토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카를로 로벨리 어떤 책을 읽다가 시간에 관련된 물리학이 궁금해서 찾아읽었다. 쉽게 설명해준다면서 어려웠다. 쉽게 설명해준 것 같긴 한데 내가 소화를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시간에 대한 나의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지금 읽고 있는 다른 물리학 책에서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면 우리의 시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맞는 것 같다. 본투비 문과인 내게 과학은 너무 유용하고 어렵지만 재미있다. ( 어려운게 8 나머지가 2) 책에서 저자는 제목처럼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시간은 그저 무질서한 사건들일 뿐이다. 시간이 모든 장소에서 동일하게 그리고 일정하게 흐른다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모든 장소의 시간은 다른 리듬과 속도를 갖는다. 움직이는 물체는 정지해 있는 물체보다 더 짧은 기간을 경험한..
가을이 온다::일기 머리로는 좋아하는데 마음은 그렇지 못한 계절이다. 내가 제일 사랑하는 여름을 보내고 겨울을 기다려야 하니까? 그런 단순한 이유라면 좋겠다. 나는 가을에 태어났다. 나는 내 생일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있다. 이렇게 맑은 하늘을 마주하는 게 힘이 든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사랑하는 제자를 잃었다. 너는 왜 이렇게 좋은 날씨에 죽은걸까. 많이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가을이 되자 자주 괜찮지 않다.어제는 새벽에 요가를 갔다가 출근을 해서 야근도 했다. 그리고 퇴근길에 자전거를 타고 클라이밍을 하러 가려고 했다. 클라이밍장 근처에서 친구와 통화를 했다. 친구는 내가 요즘 자꾸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무리하지 말고 집에 가서 쉬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때 깨달았다. 또 강박적으로 무언가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팔꿈치::일기 어제 퇴근하고 약속이 있어서 신도림역에 갔다. 시각장애인이 지팡이를 더듬으며 길을 찾고 있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그분이 잘 가고 있는지 지켜봤다. 혹시 잘 찾아가고 있는데 괜한 배려를 베푸는 걸까 봐 선뜻 도와드리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분은 1호선으로 가는 계단에서 한번 돌아서더니 반대편 화장실 앞에서 멈췄다. 어디 가시는지 여쭤봤다. 2호선을 타고 싶다고 하셨다. 그분은 정중하게 내게 팔꿈치를 잡아도 되는지 물었다. 사실 소심하면서 한편으론 용감하기도 한 나는 머뭇거리면서도 이런 경험을 자주 한다. 그런 경험을 할 때마다 다른 사람에게 내가 필요한 사람이라는 게 감사하다. 작은 배려가 상대에게는 편안함을 주고 나에게는 작은 기쁨을 준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런 도움을 주는..
세인트 주디(Saint Judy)::숀 해니시 세인트 주디Saint Judy 개봉 : 20.7.29. 감독 : 숀 해니시 주연 : 미셸 모나한, 림 루바니, 커먼(커먼~) 짧은 줄거리 소개를 하자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으로 망명하려는 여성과 그를 변호하려는 변호사의 이야기이다. 영화를 통해 여성인권의 참담한 현실과 이슬람의 거지같은 명예살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명예살인은 가족이나 공동체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조직 내에서 정당하게 살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연간 명예살인되는 여성은 약 5000명이라고 한다. 비공식은 약 20,000명이라고 한다. 영화는 주디 우드의 1994년의 실화 이야기이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아세파는 소녀들에게 글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탈레반에게 체포되어 몸과 마음이 손상됐다. 미국의 망명법은 ..
아무튼 여름::김신회 '아무튼 시리즈'는 내성적인 덕후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내성적이면 혼자 좋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곱씹고, 글 쓰고 책까지 낸단 말인가. 징글징글한 사람들이다. 지금까지 6권의 '아무튼 시리즈'를 읽었다. 다 재밌었다. 나에게는 이제 '믿고 읽는' 아무튼 시리즈가 되었다. 책이 작고 가벼워서 들고 다니며 읽기 좋다. 특히 내가 관심 있는 키워드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내가 만약 아무튼 시리즈에 참여하게 된다면 난 어떤 키워드로 글을 쓸지 혼자 상상해보기도 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우습지만 최근에 출판된 아무튼 시리즈 책들을 보면서 '아,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내가 저 키워드로 쓸 수 있을 텐데'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 시절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하지만 이미 마..
시네마 천국::주세페 토르나토레(1988)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눈물이 나는 영화다. 시네마 천국은 영화음악 감독인 엔니오 모리코네가 최근에 별세하여 추모의 의미로 재개봉했다고 한다. 정말 오래됐고 고전이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는 띵작인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너무 익숙했던 그 음악이 나온 지30년 된 이 영화의 음악이라니 너무 신기하고 반가웠다. 이런 좋은 영화를 영화관 스크린에서 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사실 그렇게 슬플 것도 없었는데 영화에서 ost만 들리면 눈물 버튼이 자동으로 눌러졌다.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장면을 보다가 영화를 보는 내 모습이 저럴까 생각하게 된다. 작고 귀여운 토토는 밝고 명랑하게 행동하는 모습과 주변을 잘 챙기고 공부도 잘하는 모습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아이다. 영화의 배경은 이탈리아이고, 전쟁 때문에 러시..
완벽주의라면 파레토의 법칙::일기 오늘 아침에는 파레토의 법칙이 생각났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중 20%가 실제 결과의 80%를 만든다. MBTI에서 ENFP인 내가 일과 공부와 취미생활을 알차게 하려면 꼭 필요한 상위인지 기술이다. 경제학 교수인 파레토가 발견한 파레토의 법칙. 그는 이탈리아에서 전체 인구의 20퍼센트가 전체 부동산의 8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교수가 발견한 내용은 다른 영역에서도 적용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고, '전체 결과의 80퍼센트가 20퍼센트의 원인에서 비롯된다'는 파레토의 법칙으로 자리 잡았다. 예를 들면, 옷장에서 옷 20퍼센트를 80퍼센트 비율로 입는 것이다. 파레토 법칙은 사실 대단하고 새로운게 아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을 때 일의 우선순위를 정..
진리의 꽃다발 법구경::장철문 공부의 의미 언어는 진리를 지시하는 것일 뿐, 진리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언어는 필요조건일 뿐이다. 문제는 얼마나 지적이고 논리적으로 이해하느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서, 마음과 말과 행위를 통해 실천하므로써 얼마만큼 앞으로 나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지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실제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학문도 지식도 종교도 결국은 그것으로 귀결된다. 생사의 고통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탐내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하는 것 그 사람의 외모나 신분, 부와 명예, 사회적 지위는 그 사람의 인격과 무관한 것이기 쉽다. ..
모든 해답은 여기에 있다::일기 요즘 새벽에 잠에서 깨기 직전에 문장이 하나씩 떠오른다. 오늘 떠올랐던 문장은 '모든 해답은 내 안에 있다.' 이다. 이 말은 마치 내가 가진 조건들과는 상관없이 내 존재 자체를 신뢰할 때 할 수 있는 말 같다. 문학작품에서(특히 시에서는)죽음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용서는 진정한 의미의 평화이다. 억지로가 아닌 진심으로 하는 용서는 그냥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괴롭지만 도망가지 않고 그 상황과 감정을 바라봤다. 미움과 원망이 있었다. 그리고 분노가 일어났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다루다보니 마지막 종착지에는 용서가 있었다. 용서는 이별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용서하면서 비로소 나를 옭아매던 감정들에서 벗어날 수 있고 고통을 떠나보낼 수 있다. 또한 그 감정들과 이별하면서 지금 여기에서 내가 느끼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메리골드, 메리골드 꽃말 양양의 이본느비 서프샵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가기 전에 밥먹으러 간 일행들을 기다리면서 메리골드의 잎들을 정리해줬다. 꽃도 크지만 줄기도 굵어서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메리골드. 몇년 전에 자주가던 꽃집이 있었는데 그 꽃집 사장님이 서비스라고 한단을 선물로 주신 게 내 첫 메리골드였다. Marigold 메리골드 몰랐는데 메리골드는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종류별로 꽃말도 다르다. 나는 지금까지 만수국인 메리골드밖에 보지 못했다. 만수국 메리골드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꽃말이 이렇게 예뻐도 되는걸까. 된다 된다. 메리골드의 꽃말처럼 내게 행복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어쩌면 이미 내게 왔는데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힘든 날을 보내고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
산티아고에 가는 대신 나는 글을 쓰려고::김정숙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아마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포르투 카미노에 가려고 했다. 카미노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의미한다. 종교는 없지만 해안 길을 걸으면서 생각 정리를 하고 싶었다. 특히 침묵 속에서 나 스스로와 단둘이 대화를 많이 하고 싶었다. 정말 갈 줄 알고 제목에 산티아고가 쓰여있어서 샀던 책이다. 이 책은 독립출판물이라 대형 서점에서는 팔지 않는다. 나는 책방 연희에서 구입했다. 두 권을 사서 하나는 나 읽고 하나는 선물을 주려고 했다. 그런데 주고 싶은 친구가 한 명 더 늘어서 두권 다 선물했다. 예전엔 비가 걸리적거렸는데 오늘은 비가 도움이 된다. 들뜨는 내 마음을 잡아주니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취향이, 생각이 변한다. 조금 더 살아보니 상황에 따라 전에는 걸림돌이던 것이 디딤돌..
가재가 노래하는 곳::델리아 오언스 사실 소설은 잘 안 읽는다. 관심 가는 정보를 주는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 올봄에 가장 최근에 읽은 소설이다. 나는 평소에 책을 동시에 여러 권 읽는다. 내 동선에는 읽던 책들이 허물처럼 놓여 있다. 이 책은 두꺼워서 집에 두고 침대에서 읽었다. 책 표지가 별로 안 예뻐서 손이 잘 안 갔다. 겨울에 사서 봄에 읽기 시작했다. 70대의 생태학자가 쓴 소설이다. 습지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덕분에 책이 잘 읽힐 때는 침대에서 바다와 습지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 나는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은 나의 일부이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것을 깨달은 사람은 자연에게 감사할 줄 알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안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은 나를 생각하는 것이다. 환경을 소중히 하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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