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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love/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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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유기묘 임시보호 후기4 오랜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때문에 고독한 나는 자주 우주가 그립다. 부드러운 털과 따뜻한 숨소리, 심장소리가 그립다. 우주의 부드러운 털을 만지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다. 퇴근 후에 집에 가면 우주가 불편한 다리로 휘청거리며 문 앞까지 마중을 나왔다. 반가운 인사를 하고 물통을 정리해주고 화장실 감자를 캔다. 고양이 집사들은 모래에 뭉쳐진 배설물을 '감자나 맛동산을 캔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우주가 좋아하는 사냥놀이를 한다. 사냥놀이를 최대한 많이 해야 밤에 잠다운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놀아드려야 한다. 영혼없이 장난감을 흔드는 게 아니라 집중해서 입으로 효과음도 내면서 놀아야 우주는 만족했다. 우주는 참 열심히 사냥놀이를 했다. 불편한 다리는 우주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나의 우주::유기묘 임시보호 후기3 일요일 저녁에 우주 생각을 자주 한다. 일요일 저녁은 뭐랄까 월요일 출근이라는 슬픈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날이라 잠이 잘 안오기 때문인 것 같다. 고양이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이다. 그래서 특히나 밤에 (집사가 자고 있는데!) 우다다(:갑자기 '우다다' 소리를 내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행위)를 하기도 하고, 쩝쩝거리며 맛있게 식사를 하기도 하고, 신명 나게 빵댕이를 흔들면서 배변을 보기도 한다. 우주는 다양한 방법으로 나를 깨웠다. 내 얼굴을 밟기도 하고, 밥그릇을 엎기도 하고, 바닥을 박박 긁었다. 다양한 방법들 중에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당연히 얼굴 밟기였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엄청 무겁고 숨 막히는 감각이 나를 자주 깨웠다. '얼굴 밟기'말고 '바닥 긁기'도 효과가 좋았다. 배변..
나의 우주::유기묘 임시보호 후기2 역시 우주꿈을 꾸지 않았다. 우주가 너무 보고싶다. 힘들 때 특히 우주 생각이 많이 난다. 우주가 오고나서 난감했다. 당시에 아빠가 편찮으셔서 바로 며칠 뒤에 고향에 가야했는데 갑자기 우주가 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행이 친구(이 친구는 곧 우주의 아빠가 된다)가 잠깐 들려 우주의 밥과 화장실 정리를 해줬다. 이때까지만해도 위기를 잘 넘겼다고 생각했다. 우주와 함께하면서 제일 큰 문제는 배변이었다. 고양이는 깔끔하기로 소문난 동물이다. 하반신이 다치기 전에는 우주도 그랬을 것이다. 우주는 뒷다리가 불편했고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우선 똑바로 앉아서 변을 보는게 불가능했다. 우주가 볼일을 보면 화장실 벽에 오물이 다 튀었다. 그래서 매일 닦아줘도 악취가 났다. 고양이의 그것 냄새는 정말 상상..
나의 우주::유기묘 임시보호 후기1 우주가 너무 보고 싶어서 사진첩을 보다가 블로그에 정리해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가 꿈에 나왔으면 좋겠는데 한 번도 우주꿈을 꾼 적이 없다. 나와 함께 지냈을 때도 더럽게 말을 안 들었는데 꿈에 나와달라는 소원도 들어줄 리가 없나 싶다. 도도하고 까칠하지만 너무 예뻤던 고양이 우주. 포인핸드라는 유기동물 관련 어플에서 입양 갔다가 파양된 고양이 글을 보고 임시 보호할 사람을 구한다고 해서 응원의 댓글을 달았던 걸로 기억한다. 임시보호는 입양 가기 전까지 돌봐주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에 입양을 못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보통은 입양을 전제한 임시보호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임시 보호자를 계속 구한다. 나도 우주가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가 있기 때문에 어쩌면 나와 오래 함께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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