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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see/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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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돌아보며::일기 대학원 생활을 하고 삶이 많이 달라졌다. 대학원에 가기 전에는 글을 언제나 썼지만 1년 동안 거의 쓰지 않았다. 늘 책이 내 곁에 있어야 했는데 이제 책 대신 읽어야 하는 전공서적과 논문에 허덕인다. 블로그에 자주 들어와 사소한 내 흔적들을 올렸지만 올리지 않는다. 아주 가끔씩만 하던 육식을 이제는 가끔씩 한다. 고기의 비릿함을 올해 다여섯 번 정도 느낀 것 같다. (좀 끔찍한 경험이었다.) 사는 공간, 만나는 사람이 다 바뀌었다. 추억이 더 생겼고 조금 더 늙었다. 분명히 블로그에 들어오기 전에는 밀린 일기가 너무 많았다. 막상 들어와 적으려 하는데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한참을 아무 것도 적지 못하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밀린 걸 쓰려고 하니까 잘 써지지 않은 것 같았다. 가장 최근의 생..
두려움 없이 사랑하는 법::일기 무계획으로 엄마에게 갔다. 내가 도착하자마자 엄마는 간식이라며 평소 내 밥보다 많은 양의 음식들을 내어주었다. 그 음식 속에 엄마가 넣어둔 사랑을 먹었다. 간식부터 풀 코스로 저녁까지 먹고 시골에 있는 아빠의 아지트(?)로 갔다. 아빠와 단둘이 시골집에서 하루를 묵었다. 아빠는 내가 왔다며 한기가 도는 집에 장작 나무로 불을 지펴주었다. 나무에 습기가 많아 불이 잘 붙지 않는다며 무려 그 추운 밤에 두 시간동안 밖에서 아궁이에 불을 피웠다. 난 그 두 시간 동안 하지 못해서 맴돌던 말을 길게 글로 적었다. 아빠는 집에 들어와 양치를 하면서도 보일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수시로 바닥에 손을 얹고서는 바닥이 따뜻한지 확인했다. 나는 따뜻한 방바닥에서 아빠의 사랑을 느꼈다. 다음 날 아침 괜히 늦잠을..
사랑이 고프고 두려운::일기 주말에 엄마아빠와 시간을 보냈다 아빠는 좀 회복된 것 처럼 보여서 마음이 놓였다 사실 아빠를 마주하기가 어려웠다 아빠에게 시간이 진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될까봐 두려웠던 것 같다 아빠가 진단을 받고 난 후부터 아빠를 만나면 꼭 눈물이 났다 그 슬픈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다양한 방식으로 회피했다 내가 태어난 해에도 아빠는 그 위험한 히말라야에 갔으니까 아빠 없이 살아갈 인생이 있다는 사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알았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알았다는 것은 아무 소용 없었다 내 마음은 자꾸만 와르르 무너졌다 평소처럼 지냈다 마음은 평소같지 않았다 역시나 방학이 얼마남지 않아서 힘든거라고 생각했는데 학기 말이라 힘든 것도 맞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미루고 미루다가 엄마아빠를 만났는데..
시한부 인생::일기 일주일 전부터 제주에 사는 친구와 매일 밤 서로 그날 감사했던 것들을 나누는 ‘감사나눔’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 종종 이게 감사를 나누는건지 하소연을 하는건지 구분이 잘 안될 때도 있지만, 배가 아프도록 웃거나 서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 어제 내가 감사했던 것은 야근하고 지쳐서 요가 수련을 가는 길에 오늘 내가 이렇게나 열심히 살아온 것은 어쩌면 저녁에 요가를 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싶었다는 것이다. 요가를 할 수 있음에 너무 감사했다. 바빴지만 틈틈이 명상을 하고 호흡을 했다. 그걸로 충만한 기분이 들었다. 진화 관련된 책에서 의학 위생 음식이 고도로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의 수명은 대략 39세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내가 원시시대에 태어났다면 나는 이제 고작 십년 정도 더 살 수 있었다. 그 ..
인생은 하나의 실험이며, 실험이 많아질수록 당신은 더 좋은 사람이 된다::일기 감정은 그 어떤 신호보다 가장 정확하다. 이 말을 상담하는 사람들이라면 크게 공감할 것 같다. 나 역시 이 일을 하면서 나의 감정에 더 귀 기울이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11월에 투자 공부를 처음 시작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몰랐던 세계에 대한 경험으로 내 세계가 그만큼 확장되는 것이 너무 좋았다. 막막할 때 거기서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막막하면 ‘그럼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면 되지?’ 라는 질문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 같다. 겁은 엄청 많으면서 무계획, 즉흥대마왕인지라 호들갑을 떨면서 할 건(?) 다 하고야 마는 내가 그 양극의 간극 만큼 괴로워서 가장 먼저 한 것은 나를 받아들이는 노력이었다. 양극단의 모든 것들을 가진 나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나는 소심하기도, 과감하기도 ..
나 스스로를 공감해주기::요가 일기 라는 요가 잡지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바쁜 일상에서 요가로 삶의 균형을 찾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하셨고, 사진 촬영은 5월 초에 인터뷰는 5월 말에 했다. 에디터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은은하고 좋은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다. 처음 어쩌다 요가를 하게 됐는지부터 시작해서 요가를 통해 어떻게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내일 당장 출근해야 하는데 저녁에 요가원을 가면 내 정신이 요가 매트에 머무를 수 있어서 나는 여행가서 쉬는 듯한 충전을 할 수 있었다. 요가를 하면서 어떻게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랑하면 아주 작은 것까지 관심이 가게 된다. 요가를 하면서 그 전까지 나는 내 몸을 어떻게 사랑해야 할..
존재로 위로가 되는 사람::일기 대통령 선거날 그 전날 요가 수련을 하는데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평소와 비교하면 좋은 축에 속했지만 요즘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더 비교됐던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 명상을 하고 운동복을 입고 투표소로 갔다. 투표를 하고 공원에서 인터벌 러닝 뛰면서도 심상치 않았다. 평소와 다르게 뛰는 게 힘들어서 아주 천천히 달렸다. 집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는데 내 피곤함이 다 이해가 되었다! 월경이 시작되었다. 정말 읭 스러웠지만 몸이 무거운 이유를 알아서 다행이었다. 예정일보다 훨씬 일찍 시작해서 몰랐다. 그러고 보니 백신 맞고 주기가 늦어졌는데 다시 원래 주기로 돌아온 것 같기도? 그렇게 아주 천천히 씻고 뭐든 아주 천천히 했다. 나의 상태를 수용하고 존중하니 속상하지 않았다. 신나게 무언가를 해야 할 때..
요가 향기::일기 어제 요가 수련하는데 좀 벅차게 행복했다 요즘 인영 선생님 수업이 너무 좋은데 오늘도 너무 감탄하면서 수련했다 시퀀스가 너무 좋아서 기억하려고 쉬는 시간에 녹화도 했다 힐링 요가를 할 때 자주 내 안의 무언가가 떠오르곤 하는데 귀 뒤에 에센셜오일 발라서 그날 유독 아로마 향이 잘 느껴졌다. 좋아하는 향을 맡는 것도 너무 좋은데 갑자기 뭉클하면서 새삼 내가 무슨 향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도 감사했다. 내 삶을 향기롭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둘려쌓여 살고 있구나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 생각을 하다가 주말에 친구를 만나 친구 차를 탔는데 갑자기 나를 와락 안더니 내 향기가 너무 좋다고 사랑한다고 해서 너무 행복했었는데 그것도 생각났다 엄마는 빵순이인 나를 생각해서 갑자기 발뮤다 토스터기..
낮잠과 아름다움::일기(+요가 일기) 진짜 가난한 사람은 가난하게 꿈꾸는 사람 - 22.1.10 낮잠을 자다가 어제 오랜만에 GE이를 만나 점심을 먹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 피부 트러블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감사하게도 엄마의 좋은 유전자를 받아 피부가 좋은 편이었다. 가끔씩 나는 뾰루지 말고는 걱정이 없었다. 화장도 잘 하지 않았다. 화장 안하는게 더 낫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ㅋㅋㅋ똥손,,,) 근데 그런 이야기를 들어온 이유는 내가 화장을 잘 못하기 때문인 게 크다. 그 동안 화장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이유는 화장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피부 트러블이 생기니 화장으로 가리게 되고 화장이 불편하고 싫으니 누가 만나자고 해도 귀찮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GE이는 내 이야기를 듣다..
더 감사할 수밖에::일기 결국 아빠는 최악의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 약조차 처방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결국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고 최대한 면역력을 올리고 컨디션 관리를 잘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난 아빠에게 약이 없는 상황에서 나아지려면 아빠가 어제까지 살던 삶을 다 버려야 한다고 했다. 아빠는 내 말이 맞다고 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부모님 댁에 가면 방 한켠에 있는 내 추억 상자를 열어보곤 한다. 그 상자 안에 내 일기장, 받은 편지들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쓴 일기장을 봤다. 나는 고등학생 때도 감정도 풍부하고 걱정도 많고 생각도 많았다. 쭉 읽다보니 당시에 내가 갖고 있던 장점은 튼튼한 강점이 되었다. 그리고 이 세상에 하나뿐인 독특하고 아름다운 나만의 색깔은 그때 싹을 틔워 ..
어리광도 마음대로 못 부렸네::일기 어제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의 생일이었다. 나는 이 친구에게 이 친구는 나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다. 복잡한 것 같지만 단순한 이유로 고민을 하다가 생일 축하한다는 연락을 안했다. 대신 마음으로 이 친구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 친구를 포함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제 퇴근하고 SY이랑 우리집에서 슈비 수첩을 같이 썼다. 해보니 별게 아닌데 이걸 4년 동안이나 미뤘다. 뭐가 그렇게 두려웠던 걸까. 같이 공부를 시작한 YS는 벌써 2급 자격을 취득했다. YS이가 묵묵하게 먼저 시작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다들 흥청망청(?) 놀때 야무지게 준비한 것도 대단하고 뒤늦게 따라가지만 YS이에게 물어볼 수 있는 나로서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든든했..
좀 다르게 살기로 했다::일기 짧은 시간동안 개인적인 많은 일이 있었다. 어제 저녁에 오빠가 아빠가 많이 편찮으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래서 많이 울었고 지금도 곧 울것만 같다. 오빠와 몇시간동안 길게 통화를 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같이 고민도 하고 계획도 짜보고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래서 난 이제 좀 다르게 살기로 했다. 절박해졌다. 그 동안 마음 아픈 일들이 많았지만 다 잘 극복했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슬프지만 이번에 가족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오빠가 해준 말들에 위로받고 감동받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그래서 어제 울면서 오빠가 해준 말들을 메모했다. 잊고 싶지 않아서,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블로그에도 남긴다. 고..
가을은 혹독한 무더위가 있었기에::일기 오랜만에 쓰는 일기 특히 출근길 일기.. 요즘 정~~~말 생각이 많다 쓰고 싶은 말이 많다는 이야기인데 읽을 책이 많아서 여유가 생기면 책을 읽게 되니까 무엇을 적을 시간적 공간이 없었다. 팟 캐스트 녹음도 끝났고, 상담자료개발집 출판도 드디어 막바지가 되었다. 새로운 배울 것들, 읽고 싶은 것들이 계속해서 생기지만 당분간은 멈추기로 했다. 끊임없이 무엇을 한 탓에 내면을 돌아볼 여유가 부족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많이 좋아하는 친구가 어제 결혼을 했다. 울컥하고 울지 않으려고 엄청 애를 썼지만 울었다 ㅋㅋㅋ 친구는 누구보다도 덤덤하게 결혼을 준비했는데,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내가 오바하지 말아야지 엄청 다짐했다. 하지만 다짐은 쉽게 무너졌고 ㅋㅋㅋ 친구도 중간에 약간 울먹였다. 친구는 학교 다닐 때 ..
침대에 수첩::새벽 일기 필진 소개에 아침에 일기쓰는 사람이라고 쓸까 새벽에 문장들이 많이 떠올라서 베개 옆에 수첩을 두고 잤다. 그림울 그리자 뒷통수 집어넣기 결국 난 행복할 수밖에 없다 도예 영어 이제 아침에 할거야 알아차림과 억압은 다르다 (당연히 다르지..ㅋㅋ) 나를 내 몸에 착륙시켰다
가람이가 그랬다::일기 내가 지금까지 써둔 글의 4분의 1을 지웠다. 그래서 짧고 하찮은 글을 읽을 내 지인들이 내 글을 읽고 '고작 이거 쓴다고 그동안 그 난리를 부렸나'라고 생각할까봐 두려웠다. 불안해서 가람이에게 전화를 했다. 가람이는 좋은 글은 긴 글이 아니라 행간이 잘 읽히는 글이며, 한 문장만 봐도 좋은 글은 티가 난다고 했다. 내가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있는거라고 했다. 아무리 개똥같이 말해도 그 의미는 어떻게든 전달이 된다. 그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수요일까지 다 못쓰더라도 쓴 내용을 가람이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가람이는 재능기부처럼 내가 스터디나 모임 등을 할 때 나의 프로젝트에 대한 플렛폼을 본인이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출근하자마자 부장님께도 말했다. 부장님이 봐주신다고 했다. 목요일..
건강이 최고야::일기 연초답지 않게 계획도 없고 중심도 없이 산 것 같다. 연말부터 오랫동안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내 생활에 균형에 금이 가긴 했다. 일찍 일어나고 명상과 요가를 하는 일상이 없으면 꼭 나중에 티가 난다. 그 티가 최근에 팍팍 났던 것 같다. 신기하게 방학과 동시에 월경이 시작됐다. (여름방학 때도 그랬다) 주로 맘이 편하면 시작하긴 하는데 참 정직한 몸이다. 예정일보다 빠른 생리로 생리통을 앓았다. 몸살도 함께 온건지 미열도 나고 입맛도 없어서 집에 가만히 있으면서 다음날도 이러면 선별진료소를 가야한다는 생각만 반복했다. 약을 또 먹어야해서 죽을 끓였다. 진짜 먹기 싫었는데 꾸역꾸역 먹으면서 반찬은 거의 다 남겼다. 먹고나니 속이 더 안 좋았다. 통화중이었는데 엄마와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엇그제 엄..
20-21 오늘의 나에게::일기 이른 아침부터 올해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이것저것 적었다.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오늘의 나에게 20년은 나에게 최고의 한해였어. 내가 원하는 삶과 조금씩 가까워지도록 그동안 나를 잘 돌봐줘서 고마워. 21년도 잘 부탁할게." 감사한 것들이 너무 많아 정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더 감사했다. 몇 년 전부터 1월 1일 00시에 친구들과 해오는 의식 같은 게 있는데, 노래를 하나 골라서 듣고 그 해에 처음 듣는 노래의 가사처럼 일 년을 살 수 있다는 작은 미신을 재미로 믿는 것이다. Mj는 우주소녀의 '이루리'라는 노래를 골랐다. '이제 좋은 일들만 네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길. 꿈꿔왔던 그대로', '이루리,이루리라!'라는 가사가 흘러나왔다. 나는 민수의 'i like me'라는 노래를 골랐다. 21년..
아빠의 은퇴를 축하하며::일기 사랑하는 아빠가 어제 은퇴를 하셨다. 영상통화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빠는 통화하는 내내 웃었고, 그 웃음에 씁쓸함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아빠는 사실 좀 우울하다고 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오빠와 나에게 잘 자라주어 고맙다고 했다. 나도 아빠한테 사랑으로 키워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먹먹한 여운이 남았다. 거의 한 시간 동안 통화했는데도 부족한 건지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걸 아빠한테 구구절절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카톡을 보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길게 보낸 카톡은 시간이 지나면 읽을 수 없다. 그래서 블로그에 기록해두려고 한다. 카톡 내용 책에서 봤는데 퇴직 후에 몸이 가라앉고 쉽게 화가날 수 있대. 피해의식이 생기기도 하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해질 수도 있고.. 보통은 그 무기력..
사립학교 면접 후기::일기 사립학교에 면접을 하러 갔다. 공립학교의 상담교사로서 업무 협조 요청을 받은 것이다. 작년에도 같은 요청을 받아 면접에 참여했었다. 당시에 합격하신 선생님이 그만두신건지 그 학교가 올해 다시 채용을 했다. 일년만에 특정 장소를 다시 가니 생각들이 이어졌다. 일년 전 이날도 발도 시리고 참 추웠지. 그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기도 했다. 내 머릿속은 생각들로 가득찼다. 순식간에 도착해서 출입자 명부에 이름을 적었다. 내 이름 옆에 체온 36.3도도 적었다. 행정실로 가면 된다고 해서 곧장 행정실에 갔다. 면접을 보러 온 후보(?) 선생님들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내 또래거나 나보다 나이가 많아보였다. 행정실 직원들이 나도 옆에 가서 앉으라고 했다. “저는 면접하러 왔는데..
내것과 너의 것::일기 구글 온라인클래스에 수업 업로드하는 것도 잊어버리고 우당탕탕 업무를 봤다. 마음이 다시 초조해졌다.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하는데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코로나 2.5단계 격상으로 운동도 갈 수 없고 회사와 집만 왔다갔다 했다. 언제 또 재택으로 전환될지 모르니 업무전화를 내 개인 번호로 착신전환을 해놓았다. 그래서 퇴근 시간 이후에 오는 업무관련 전화를 거를 수 없었고 그냥 받아야 했다. 어제는 그렇게 통화 몇통을 했더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일이 많으면 집에 가는 걸음이 무겁다. 무겁게 걷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한참을 좋았던 때의 사진을 구경했다. 저렇게 행복했던 날들이 또 올거야. 조금만 힘내야지 싶었다. 지하철을 타고 몇분이 채 안돼서 장갑 한짝을 역에 놓고 왔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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