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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정세랑::책 리뷰 후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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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완성까지 9년이 걸린 정세랑 작가님의 여행 에세이
정세랑 작가의 소설을 좋아하던 독자라면, 작가의 이 에세이집을 통해 작가의 창작에 대한 간접적으로 엿보기가 가능하다.





Q. 어떻게 읽었나?
이 책을 읽는 내내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가 떠올랐다. 하지만 느낌이 매우 다른 책이다. 김영하작가는 소설가로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기 보다는, 여행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 쓴 편이다. 정세랑 작가는 글쓰기를 위한 여행도 갔어서인지 에세이 집에서도 작가의 창작에 대한 사유나 느낌들이 많이 묻어있다. (참고로 <여행의 이유>는 ★로 였다..ㅎ )
이 책을 같이 읽기로 한 친구가 김민철 작가님의 <모든 요일의 기록>이라는 에세이를 추천해줬다. 손에 꼽는 책이고 앞 100페이지가 최고라고 해서 바로 영업 당해버렸다.

우리는 <지구에서 한아뿐>을 먼저 읽으려고 했는데 내가 이거 먼저 읽자고 해서 친구NN는 환경 관련된 책인 줄 알았다고 했다.
제목을 잘 뽑으신 것 같다. 읽고 싶은 제목이었다. 그리고 나도 환경 책인 줄 알았다 ㅋㅋㅋ NN는 여행 에세이라 읽기 편했다. <피프티 피플>을 읽고 작가가 너무 좋아서 좋게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총 다섯 곳의 여행지가 나오는데 뉴욕빼고 다 가봤다고 한다. 이럴수가! 아헨을 나는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는데 두 번이나 가봤다고 한다. 나도 특히 아헨 부분에서 유럽여행했던 생각이 많이 나서 가볍게 웃으면서 읽었다.



Q. 제일 마음에 들었던 도시?
아헨. 유럽 여행하던 때가 많이 생각났다.
책을 읽는데 내가 여행했던 날들이 생각나고 그 당시 찍었던 사진들을 자꾸 찾아보고 싶어졌다. 덕분에 여행에서의 사진의 가치와 정리의 중요성을 동시에 생각해보았다. 정리를 잘 못하니까 사진을 보고싶어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NN은 교환학생 시절 편도 7유로면 벨기에 안을 다 갈 수 있었고 아헨이랑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가 국경지역인지 접근성이 좋아 갈 수 있었다고 한다.
벨기에를 여행했던 내용에서 와플은 무조건 플레인이라는 주장을 할 때 '이 사람 와플 먹을 줄 안다.'는 생각을 했다는데 나도 똑같았다.ㅋㅋㅋ



Q. 내가 작가가 된다면, 어떤 도시에 대한 경험을 쓰고 싶은지?

아일랜드 더블린. 내가 제일 좋아했던 도시. 달키와 브레이 등 근교 자연을 여행하는 것이 제일 좋았다. 별거 아닌 동네를 걸으며 별거 아닌 것을 별거로 쓰는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등산일기. 한라산에 다녀온 뒤 한라산 생각을 시도때도 없이 하다보니 등산일기가 쓰고 싶어졌다. 산속에서 모르는 이의 친절이 좋았다. 이 돌이 미끄러우니 조심히 걸으라고, 앞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라고 하는 소소한 친절이 좋았다. 그것들을 오래 곱씹고 싶어졌다. 내가 등산일기를 쓰고 싶다고 하자 NN는 등산팁이라며 꼭 뒤를 돌아보면서 가라고 했다.

NN은 브뤼셀, 벨기에 디낭dinant이 좋았다고 했다. 여행 얘기에 신나서 구글링하고 사진첩에서 사진찾고 무슨 자랑 파티였다 ㅋㅋㅋㅋㅋ



Q. 284p. 어머니와의 온천여행.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서 얻은 빛을 오랫동안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나에게 이런 경험이 있다면?

모든 여행에서 우연한 만남과 그 만남에서 얻은 빛을 에너지원으로 썼던 것 같다.
(또 한라산)한라산에서 만난 등산객의 친절.
치앙마이에서 거의 일주일 내내 간 식당 사장님이 시장에서 장보는 거 구경시켜주고 공항에 데려다주시고 다음에 치앙마이가면 집에 초대받아서 내가 한국요리 해주기로 했던 인연.
치앙마이 카렌 소수민족과 코끼리 자원봉사 갔을 때, 그 프로그램 담당자였던 ‘요’가 부처도 믿지 말고 스스로를 믿으라고 했던 그날 밤. 그 말들이 일상에서 힘이 많이 됐다.

NN은 마지막 날 프랑스에서 밤을 세는데 당시에 프렌치 페스티벌, 아비뇽 페스티벌 fringe avignon festival인지 같이 날을 샜던 중국인 이야기를 해줬다.




Q. 150p. '한국의 도시는 지나치게 밤이 밝지 않은지 고민하게 되었다.'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생각?

나는 거리두기가 좋았다. 유럽처럼 다들 일찍 닫고 워라벨을 지켰으면 좋겠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은 도시는 편하지만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밤을 새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줄었으면 좋겠다.

NN도 개인적으로는 싫다고 했다. 필요한 불편함이 아닐까. 필요한 불편함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Q. 168p. '모짜르트는 도시의 명예 시장‘, 한국에서는 특정 인물이 대표할만한 도시가 있을까? 서울을 대표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BTS...? 차범근...?



Q. 377p. '언제나 거기 있을 것과 잠깐 거기 있는 것들 사이를 누빌 수 있었던 것은 정말로 행운이었다.' 여행을 갔을 때 ‘잠깐 거기 있는 것들’을 느꼈던 경험?

-> 45p. ‘다시는 서로 마주치지 않을 사람들이 아무래도 좋을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잠시 따뜻해지는 분위기가 좋았다.’

-> 75p. ‘지구는 45억 년 되었는데, 이 모든 것은 결국 항성과 행성의 수명이 다하면 아무 흔적도 남지 않을 텐데, 우리는 짦은 수명으로 온갖 경이를 목격하다가 가는구나 싶었다. 경이를 경이로 인식할 수만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특별해질 것이다. 덧없이 사라진다 해도 완벽하게 근사한 순간들은 분명히 있다. 자연사 박물관에 갔던 날이 나에게 그랬다.’

(또 한라산 ㅋㅋ)한라산에서 기상 악화로 백록담은 못 갔지만, 산은 언제나 거기 있을 거라는 안도감과 함께, 지금의 한라산에 잠깐 머무를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계속 감탄하고 감사했었다. NN는 눈 쌓이고 2월에 설산이 된 한라산을 꼭 가보라고 추천해줬다. 그 전에 경기도 광주 화담숲(미리 예약해야 함)으로 단풍구경 가라고도 했다. (NN는 추천왕)



Q. ‘항상 다니는 길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사람들, 자신이 사는 곳을 매일 여행지처럼 경험하는 사람들이 결국 예술가가 되니까.’ 95p. 일상이 여행 같은 순간 공유해주세요!

NN은 누구는 향을 맡으면 여행지가 떠오르기도 한다는데 NN은 당시에 들었던 노래를 들으면 여행 그 당시에 기분이 느껴진다며 도넛맨 - 레이니데이 rainy day라는 노래를 알려줬다.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rainy+day+%EB%8F%84%EB%84%9B%EB%A7%A8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rainy+day+%EB%8F%84%EB%84%9B%EB%A7%A8

www.youtube.com

로마에 있을 때 비가 많이 와서 하루종일 방에 있었을 때 들었던 노래라고 한다.

나는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는데 피렌체가 너무 좋았고, 그때 그 밤에 계속 들었던 야경도 보고 걸으면서 들었다. 그리고 당시에 만났던 남자친구에게 추천해줬는데 너무 마음에 든다며 나중에 한국에서 연주해줬던 나름 ㅋㅋㅋ 애잔하고 추억이 많은 곡이다. 감사했던 기억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아름다운 노래같은 삶을 살길 바란다.


https://youtu.be/95Ug1onwMH4




Q. ‘저기, 내가 화집에서 봤던 그림이 있다고. 늘 손바닥만 하게 보아온 좋아하는 그림이 실물로 눈앞에 나타났을 때의 기쁨이란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다.’ 200p. 여행 중 직접 보고 인상깊었던 예술 작품/공연이 있는지?

나는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봤던 구스탐프 클림트의 작품 헤르민 갈리아의 초상(Portait of Hermine Gallia)였다. 가까이서 보면 유화 물감 덫칠인데 몇 걸음 떨어져서 보면 하늘하늘한 레이스가 금방이라도 사각거릴 것만 같았다. 그림 속의 드레스는 클림트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크기도 크고 세로로 긴 작품이라 거의 압도되어 오랜 시간동안 봤었다. 그 전부터 클림트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 경험 이후로 클림트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화가가 되었다. 오스트리아에 갔을 때도 벨베데레 궁전에 클림트의 작품들을 왕창 보기 위해서였다. 얼마전에 다녀온 앨리스 달튼 브라운 전시에서도 느꼈는데 좋은 작품일수록 직접 보는 것은 너무 좋고 간접적으로 보는 것은 별로인 것 같다. 클림트 작품들이 그렇다. 나는 미니멀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인데 클림트의 작품은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너무 좋다. 클림트라는 인물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기하학적인 그림들이기도 한데 왜 나는 클림트를 좋아하는 걸까 고민한 적도 많다.

NN도 그런 작가가 있다고 한다. 야요이 쿠사마라는 작가인데 코펜하겐에 있는 루이지애나 박물관에서 호박 작품을 보고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인천의 무슨 리조트에도 호박 작품이 있다고 한다. 이 작가의 작품만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신기하다.



Q. 얼마나 많은 이야기의 씨앗이 여행지에서 묻어왔는지 생각하면 아찔하다. 217p. 공유하고 싶은 여행지에서 묻어온 이야기 씨앗

NN는 18년도에 친구만나러 이탈리아에 갔는데 친구를 만나지 않는 날 함께할 동행을 피렌체에서 구했는데 알고보니 같은 회사 사람이었다고 한다. NN는 예술하는 사람이 멋져보였고 그 동행은 핸드폰 디자인하는 분이셨고 되게 멋있었다고 한다. 그분이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NN에게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는데 피곤해보이셔서 거절했던게 아직도 후회된다고..ㅋㅋㅋ
그리고 나중에 그분 프로필 뮤직을 들어봤는데 좋았다며 나에게도 추천해줬다.

https://www.youtube.com/watch?v=gHzedwxp9nA&ab_channel=ClearMusic




Q. 책에서 작가가 소개한 대만의 다예관 더예차츠’, ‘베를린 메링담역의 무스타파 케밥같은 추천하고픈 맛집이나 장소가 있는지

NN은 효창공원에 있는 진짜 스페인 셰프가 요리하는 스페인 음식점 '더 셰프' 를 추천해줬다.
내가 포르투에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 구글맵 켜더니 포트와인, 문어볶음밥이 맛있었다고 얘기하다가 고기 사진 보여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ㅋㅋㅋㅋ

나는 용산에 있는 서울케밥을 추천해줬다.




그렇게 추억82하며 밤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가볍고 즐겁게 읽은 여행책 덕분에 추억여행하고 싶다면 친구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다음책 :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 이치조 미사키 (10/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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