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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see/Diary

20-21 오늘의 나에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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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에 바라는 소원을 적었다

 

 

 

이른 아침부터 올해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이것저것 적었다.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오늘의 나에게

20년은 나에게 최고의 한해였어. 내가 원하는 삶과 조금씩 가까워지도록 그동안 나를 잘 돌봐줘서 고마워. 21년도 잘 부탁할게."

 

 

사진만 찍고 아무것도 못 먹었다. 너무 졸려서 마실 수도 먹을 수도 없었다..

 

 



감사한 것들이 너무 많아 정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더 감사했다. 몇 년 전부터 1월 1일 00시에 친구들과 해오는 의식 같은 게 있는데, 노래를 하나 골라서 듣고 그 해에 처음 듣는 노래의 가사처럼 일 년을 살 수 있다는 작은 미신을 재미로 믿는 것이다.

 

Mj는 우주소녀의 '이루리'라는 노래를 골랐다. '이제 좋은 일들만 네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길. 꿈꿔왔던 그대로', '이루리,이루리라!'라는 가사가 흘러나왔다.

 

나는 민수의 'i like me'라는 노래를 골랐다. 21년에는 나를 더 잘 존중하고 싶었다. 이 노래에는 '초록빛 마음을 가득 담은 나, 반짝이는 두 눈 속에 비치는 하나하나 모든 게 다 내 모습이야', '나는 내가 너무 좋은걸', '오늘 또 알아갈래.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라는 가사가 담겨있다.

 

살다 보면 크고 작은 돌멩이에 걸려 넘어질 때가 있다. 넘어졌을 때 나를 다시 일으켜 주는 힘은 나에 대한 앎과 믿음에서 나올 때도 있다. 한살이나 더 먹었지만 여전히 나는 내가 새롭기도 하고 나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

우리만의 의식을 치르고 영화 라라랜드를 봤다. 라라랜드는 Mj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라서 그 전에도 함께 봤었다. 평소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나는 12시까지 깨어있는 것도 힘들었고, 영화를 보다가 침대에 누워서 먼저 잤다. 별거 아닌 행동이지만 예전 같으면 같이 보고 싶을 Mj를 생각해서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했을 텐데 나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먼저 자버렸다.

 

 

떡 색이 알록달록해서 더 예쁘고 맛있었다

 

 



요즘 계속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업무공간과 쉬는 공간이 분리되지 못해서 집에서 쉬는 게 쉬는 것 같지 않았다. 오랜만에 간 Mj의 집에서 아주 편하게 잤다. 다음날 어느 때와 다름없이 난 먼저 일어나 조용히 스트레칭을 하고 명상도 하고 책을 읽으면서 Mj가 일어나길 기다렸다. Mj는 일어나서 마와 사과를 넣고 주스를 만들어줬고 그걸 다 먹고 바로 떡국을 끓였다. 나는 떡국에 만두를 넣는 걸 좋아하는데 전라도식 떡국은 만두를 넣지 않는다. (엄마가 만들어준 떡국에는 만두가 없어서 늘 아쉬웠다.) 다진 마늘도 좀 넣고 소금과 후추도 넣고 떡과 만두, 그리고 대파를 수북하게 넣었다. 계란도 풀어 넣었다. 좀 싱거운가 했는데 너무 맛있었다. 이 떡국을 먹는 순간 한 살 더 먹는 것만 같아서 첫 입이 잘 넘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많이 끓인 게 아닌지 괜한 걱정까지 했던 우리는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떡국을 다 먹고 <그것이 알고싶다>를 봤다. 나는 그알 팬이다. 하지만 겁이 너무 많아서 혼자 못 본다. 이런 점이 나랑 같은 Mj는 나에게 "우리 빨리 만나서 그알 봐야 되는데.."라는 말을 자주 한다. 코로나 때문에 못 만났고 서로 바쁘기도 해서 11월 방송부터 많이 밀려있었다. 그래서 앉은 자리에서 4회를 연속으로 보고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잔치국수를 끓여먹으면서 새로운 편을 봤다. 밥을 다 먹고 다른 친구Yj가 놀러 와서야 그알 중독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ㅋㅋㅋ 

 

 

나는 게임을 잘 못한다

 

 

아주 오랜만에 루미큐브를 했다. 난 사실 어떤 게임이든 그 게임이 재밌는지 잘 모르겠다. 한번 하고나면 금방 지친다.ㅋㅋ 친구들은 너무 재밌어해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역시 이겨야 재미있는 건지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그냥 열심히만 했다. 

 

 

 

 

 

Yj가 케익을 사 와서 또 소원을 빌고 초를 불었다. Mj는 도대체 초를 몇 번이나 부는 거냐고 새해맞이 한번 요란하다고 했다. 늦은 시간이라 디카페인 커피랑 같이 먹었다. 투썸플레이스 얼그레이 케익이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조금만 먹자고 해놓고 셋이서 반절을 해치웠다. 

 

 

 

난생 처음해본 고스톱

 

 

하루가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ㅋㅋㅋ Mj는 고스톱을 4개나 주문해서 자꾸 하나씩 기념으로 가지라고 했다. 친구들에게 열심히 고스톱을 배웠다. 세네번 정도 대결(?)을 했는데 한번 이겼다. 난 내가 이긴 줄도 모르고 내가 패를 던지면 친구들이 카드 정리(?)도 도와주고 점수까지 다 계산해줬다. 아직도 왜 내가 이긴건지 잘 모른다. 

 

 

 

 

 

 

고스톱을 다 친 후에도 1월 1일을 보낼 수 없던 우리는 행오버라는 영화가 가볍게 웃기 좋다고 해서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미 원래 수면시간을 훌쩍 넘겼을 때라 너무 힘들었다. 거의 영화 시작과 동시에 잠이 들었다. 친구들이 중간에 나를 깨워 침대에서 편히 자라고 해서 벌떡 일어나 침대로 갔다. 그리고 다음날 역시 또 일찍 일어나서 책 <아홉살 인생>을 읽었다. 

 

"가난하다고 해서 모두 불쌍한 것은 아니야. 가난한 것은 그냥 가난한 거야. 가장 불쌍한 사람은 스스로를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 p57

재밌게 읽고 있는데 친구들이 일어나서 배고프다고 했다. 

 

 

 

 

 

 

 

Mj가 마와 사과를 갈아서 주스를 만들어줬다. 딸기와 미니 붕어빵도 내어줬다. 먹으면서 또 방금 만난 사람들처럼 수다를 떨었다. 

 

 

 

 

 


늦은 아침을 먹어놓고 된장찌개와 호박전을 만들어서 점심도 놓치지 않고 해먹었다. 주부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방금 밥 먹은 것 같은데 금방 밥 먹을 시간이 돌아온다. 매 끼니 잘 차려먹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그 힘든 일을 수십 년간 해준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음식 사진을 찍어서 가족 단톡방에 올렸는데 잘해먹는다고 엄마가 엄청 좋아했다. (이렇게 계속 차려먹다가 나중에 한동안 요리 안 하기도 하는데 ㅋㅋ 그건 비밀이다..) 그리고 보다 만 그알을 또 봤다. 

 

저녁에는 Mj가 우리집에 와서 미니오븐에 고구마를 구워서 캐슈넛이랑 같이 먹었다. 며칠 동안 같이 있었는데 헤어지는 게 아쉽다. Mj는 내가 자신에게 심신안정제같은 존재라고 했다. 나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안정감을 느낀다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서로에게 선물같은 존재다. Mj가 부쩍 내게 빨리 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많이 힘들었나 보다. Mj가 집에 가고 Mj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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