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w to move/Yoga

닿았다::요가 일기

반응형


6년만에 처음으로 새끼손가락이 바닥에 닿았던
프라사리타 파도타나아사나 C

일요일 아침 아쉬탕가 수련

기대하지 않았을 때 선물처럼 오는 아사나들이 있다
오늘도 그런 선물을 받은 날이었다

저 아사나를 하려면 엄지발가락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하는데
앞으로 쏟아지듯 넘어질까봐 두렵다
그런데 사진을 찍어보려고 몸이 다시 굳은 상태에서 해보려니
앞으로 데구르르 구르고 말았다
근데 괜찮았다!

굴러도 괜찮은데
넘어져도 괜찮은데
6년동안이나 무서워했다

구르는게 무서워서 더 나아가려 하지 않았다
이 아사나 말고도 내 삶에도 그런 것들이 많을 거라는 짐작이 든다

마음에서도 무서움으로 채워질 때
오늘의 프라사리타 아사나를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인영 선생님의 수업이 점점 더 좋은데
그 이유를 더 잘 알 것 같다
어렸을 때 부모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서
잘 상처도 안 받고
상처를 받아도 금방 잊어버리는 것 같다고 하셨다

망각은 선물이라고

기억은 꺼내볼수록 더 강하게 남는 건데
나는 잘 잊을 수 없어서
꺼내보는 대신에
아픈 기억은 아픔 속에 알맹이를 보려고 노력해온 것 같다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는
사람이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나서 인생을 돌아보면
그 속에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나름의 질서와 계획이 들어 있음을 알게 된다고 했다.
우연적이고 사소해 보이던 사건들이 알고 보니 일관된 하나의 줄거리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였던 셈이다.
쇼펜하우어는 우리의 의식이 작동하지 않는 무의식의 영역에서 꿈이 생겨나듯이,
우리의 인생 전체도 그와 비슷하다고 한다.
완벽한 우연의 일치로 우리가 만나게 될 어떤 사람이 우리 인생을 만들어 갈 대리인이 되고
우리 역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미칠 대리인 역할을 하게 된다.
마치 우리 인생이 누군가의 꿈이고,
꿈속에서 그 꿈의 모든 등장인물이 함께 꿈을 꾸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나는 또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나도 누군가의 영향을 받았겠지

오늘은 왜인지 심술이 나서
내 시간이 아깝고 조금 속상했다

이미 지나간 것에 속상해하는 나를 알아차리고
오늘 감사했던 것을 정리하고
부정적이었던 과거가 내 현재를 방해할 수 없다는 것을 잊지말자고 다짐했다

내일 또 인영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니
너무 좋다
샨티샨티🤍

반응형

google-site-verification=mokmFsyzCDBHq6Kqs6nwJ6ZtJrUW4c9he_9YRIJoV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