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w to see/Diary

인생은 하나의 실험이며, 실험이 많아질수록 당신은 더 좋은 사람이 된다::일기

반응형


감정은 그 어떤 신호보다 가장 정확하다.
이 말을 상담하는 사람들이라면 크게 공감할 것 같다.
나 역시 이 일을 하면서 나의 감정에 더 귀 기울이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11월에 투자 공부를 처음 시작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몰랐던 세계에 대한 경험으로 내 세계가 그만큼 확장되는 것이 너무 좋았다.

막막할 때 거기서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막막하면 ‘그럼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면 되지?’ 라는 질문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 같다.

겁은 엄청 많으면서 무계획, 즉흥대마왕인지라
호들갑을 떨면서 할 건(?) 다 하고야 마는 내가

그 양극의 간극 만큼 괴로워서 가장 먼저 한 것은 나를 받아들이는 노력이었다.
양극단의 모든 것들을 가진 나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나는 소심하기도, 과감하기도 한 사람,
섬세하면서도 둔감하기도 한 사람이었다.
둘 중 하나만 하면 좋을 텐데, 둘 다 나라서
그 먼 거리를 왔다 갔다 하느라 애쓰면서 쉽게 지치기도 했다.

그런 나라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도 내가 이해가 잘 안되지만, 그게 나야. 내가 그렇게 느껴.라는 이야기를 나에게 자주 해줬다.
그러면서 나를 존중하는 감각이 하나씩 깨어났다.

그리고 나니, 사는 것이 루틴화 되고 안정화되면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감사한 것들을 자주 발견하고, 좋은 것들을 모아둔 하루를 소중하게 보냈다.

그런데! 가끔은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꿈틀대기 시작하고,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곳에 나를 내던지고 싶어졌다.

극도로 안정을 추구하며
직업, 사람 등등에서도 안정, 안도감이 최우선인 삶을 지속 하는 게
진정으로 나답게 사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확실한 건 그것만은 내가 아니었다.
나는 마블링처럼 한가지 색으로 규정할 수 없는
다채로운 사람인데, 한 가지 색 안에 나를 끼워 맞추려고 했다.

최근에 내가 강하게 느꼈던 감정인 서글픔 비슷한 느낌은 그것 때문이었다.
내가 나로서 존중받지 못했던 것.

노력을 많이 하는데도
양극의 나를 쉽게 존중하지 못한 것은 경험의 부족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양극단으로 행동했을 때 그걸 받아주는 경험,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둘 다 너야. 너는 특별해.”라는 말을 많이 듣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상담하면서 내담자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내 안에서도 뭔가가 울림이 있었고, 나도 치유 받는 것 같았다.

저번주부터 상담이 끝나고 나면 마음이 가라앉곤 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그래, 그 말은 사실...내가 제일 듣고 싶은 말이었어. 누군가가 나에게 해줬으면 하는 말이었지.’
그런 생각을 하고 나면 나에 대한 연민이 밀물처럼 몰려온다.
눈물이 고이기도 한다.

그렇게 또 단 한 번뿐인 하루에 찰나의 순간을 음미하며 잘 살다가
존중받아서인지(?) 힘차게 등장한 ㅋㅋㅋ 즉흥대마왕 자아가
스쿠버다이빙을 하자고 해서 했고...
이런 저런 이유를 들이밀며 골프와 서핑, 수영을 그만 둔 작년의 내가 좀 서글펐겠다 싶었다.

요즘 나 스스로에게 ‘너가 하고싶은 거 다 해.’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래서 그만두고 뭘 할지 더 많이 생각하고, 현실화 해보고 또 불안이 올라오고

다이빙은 얼마나 재밌었는지 온 몸이 그 경험을 환영하듯이
홀린 듯 자격증을 따보겠다고 비행기표를 사버렸다.
그래서 또 불안...

오늘 슈퍼비전을 받았는데
슈바선생님이 내가 오늘 분석 받은 내담자의 문제를 나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두려워서 아직 마주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하셔서
또 감정이 올라왔고, (눈물이 약간 차올랐던..)

그러는 와중에 온 연락 중에
어떤 문장을 읽고 휘몰아치듯이 그 심연에 가까이 다녀온 듯 싶어서
그 마음을 정리해보려고 주저리 적다가 여기까지 왔다.

그 문장은
'인생은 하나의 실험이며, 실험이 많아질수록 당신은 더 좋은 사람이 된다.'였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실험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 생각이 뿌리가 아직은 약해서 불안하기도 한없이 흔들리기도 한다.
지금처럼.

하지만 결국엔 난 더 좋은 사람이며 그리고 더 나아가 더 좋은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불안함은 결론적으로 보자면 이런 것 같다.
실험을 하면서 미움받을까 두려웠던 것이고, 그 두려움을 또 열어보면 그 안에는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상태이든.

그냥 지금처럼, 오늘처럼 내 감정을 마주하고 내 부족함과 불안함을 받아들이고
내가 나를 더 아껴줘야 하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잘 못 하지만
내담자를 통해, 그리고 이렇게 스스로 생각을 통해 다시 한번 알아차리게 되고
나에게서 또 나를 보게 된다.

늘 비슷한 결과로 귀결되지만
참 어렵고도 재미있다.

이렇게 또 나는 내 상처를 발판삼아
다른 이의 상처에 위로가 될 상처받은 치유자가 되겠지

 
반응형

'How to see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이 고프고 두려운::일기  (1) 2022.07.04
시한부 인생::일기  (2) 2022.06.15
나 스스로를 공감해주기::요가 일기  (0) 2022.05.25
존재로 위로가 되는 사람::일기  (0) 2022.03.11
요가 향기::일기  (0) 2022.03.09

google-site-verification=mokmFsyzCDBHq6Kqs6nwJ6ZtJrUW4c9he_9YRIJoV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