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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see/Books

[독서]진짜 재밌는 한국 미술_살아남은 그림들::조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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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소개할 책은 

<살아남은 그림들>이에요 

 

한국 근현대 화가 37인의 작품과 삶을 다룬 책이에요!

 

 

진짜 흡입력 장난 아니에요 ㅜㅜ

 

전 보통 지하철이나 집에서 책을 많이 읽는데

지하철에서 내리고 계단 올라가면서까지 재밌어서 읽었던 책이었어요.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고 

뮤지엄 산에서 상설전으로 《한국미술의 산책 VII: 구상회화》가 진행되고 있어요.

그래서 다녀왔는데 시간 상 촉박해서 아직 보지 못했어요 ㅠㅠㅠ

 

도상봉, 오지호, 박수근, 이중섭, 이쾌대를 비롯해 14명의 한국 근현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22-05-29 까지라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 어서 어서 다녀오세요!

저도 너무 가고싶어요 ㅠㅠ

 

http://www.museumsan.org/museumsan/display/artgallery_now.jsp?m=2&s=1

 

뮤지엄산

한솔문화재단에서 운영중인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전원형 뮤지엄

www.museumsan.org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
그분의 삶이 영화같았고 무연고자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던 터라 여운이 많이 남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었던 점은 우리나라 미술가들도 서양화가들 못지않게(?) 족보가 복잡하다는 것이었어요 ㅋㅋㅋ
예를들면, 화가 남관의 첫 부인은 자연주의 성향의 원로 화가 신금례씨였는데 시인 김광섭의 딸 소설가 김진옥씨와 재혼을 했어요. 화가&문인 부부는 종로구 부암동의 산 중턱에서 파리의 화실같은 집에 살았다고 하는데요. 제가 진짜 부암동 러버거든요... 막 상상하면서 읽는데 재밌어 죽는 줄 알았어요 ㅎㅎ
 
그리고 

월북 화가라서 한국에서 금기시되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쾌대 화가의 작품도 알게되어 좋았어요

작품이 참 강렬했어요. 흡수한 서양화 기법을 본인의 스타일대로 잘 풀어낸 듯 했어요.

 

 

 

너무나 유명한 이중섭 화가도 나오는데요. 
이중섭은 정신병원에서 사망했지만 정신이상까지는 아니고 신경쇠약에 가까웠다고 해요. 
간염에 영양실조가 겹쳐 병을 키웠고
하도 주변에서 미쳤다고 하니 멀쩡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화상을 그려 돌려본 에피소드도 유명하죠.

 




제가 너무 좋아하는 화가 윤형근

언 땅이 언제 녹을지, 빈 땅에 언제 싹이 틀지는 땅 위에 사는 사람은 알기 어렵다.
우수에 얼음이 녹고 경칩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것 정도를 선조들의 경험 어린 절기 상식을 통해 가늠할 뿐이다.
하지만 이치에 합당한 때는 자연만이 알 뿐이다. p. 64

윤형근 화가의 너무 유명한 <청다색>

윤형근 화가는 김환기의 사위로 어쩌면 더 유명하기도 한데 
전 그래서 되게 온실 속의 화초처럼 편하게 작품활동을 하신 줄 알았어요. 
장인어른이 워나 대가이시니까요. 
그런데 미군 부대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생계를 이어가느라 자기 그림에 전념한 것은 거의 마흔이 돼서부터라고 하네요!


그가 원색적이고 화사하던 그의 색감이 돌아선 사건도 너무 흥미로웠어요.
숙명여자고등학교 교사로 재식 중이던 73년에 부정입학비리 사건을 폭로했다가 대낮에 반공법 위반이라며 끌려갔는데
끌려간 이유가 그가 쓴 모자가 레닌의 모자와 비슷하다는 이유였어요
당시 윤형근은 김환기의 모자가 마음에 들어서 안 입는 청바지를 뜯어서 비슷한 모자를 만든 것일 뿐이었는데 이 일은 'Y교사의 억울한 사건'으로 동아일보 등에 보도되기도 했어요.

또 하나의 전환점은 자연이었어요.

76년에 강원도 오대산 숲길에서 쓰러진 거목을 발견하고
나무의 뿌리가 시커멓게 바스러져 흙으로 변하고 대지로 환원되는 장면을 목격했어요.
그 신비로운 자연의 섭리를 깨우치고는 오래된 시간성과 죽음을 생명의 순환으로 연결하고자 애썼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청다색과 같은 작품들이에요.

미국의 미니멀리즘 작가 도널드 저드가 윤형근의 작품을 보고 반해 함께 전시를 제안했고,

저드가 미술이 뭘까라고 묻자 윤형근은 "심심한 거요."라고 답했대요. 


윤형근은 노자 <도덕경>의 첫 구절 "도가비상도-도라 일컫는 것은 늘 도가 아니다"에 이어 나오는
"현지우현 중묘지문-신비롭고 또 신비롭다. 수많은 묘한 것들이 나오는 문이다"를 자주 읊었다고 해요.

윤형근 화가의 심연의 무언가들이 제게 알 수 없는 끌림과 깨달음을 주는 이유가 책을 읽으며 조금 이해가 되었어요.

 



37인 중 유난히 마음이 끌렸던 화가는
도상봉

도상봉 화가는 꽃 보기와 그리기를 좋아했다고 해요. 그림 속 꽃은 한결같이 백자 항아리에 꽂혀있어요.
도상봉 화가는 백자 애호가였는데 너무 웃겼던게 백자 사랑으로는 어딜 가도 뒤지지 않을 ㅋㅋㅋ 김한기조차 자신의 수필에 새로 도자기를 구입하면 반드시 도상봉 선생을 모시고 와서 보였다고 적었다고 해요 ㅋㅋㅋ 두분 너무 귀엽지 않나요,,,

 

도상봉 화가의 의 결혼 스토리도 흥미로워요
평생의 반려자와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예술에 대한 이해와 대화가 있어야 된다라며
정혼녀 나상윤 씨를 조시 미술전문학교에 보내 서양화를 배우게 한 후 결혼했어요.

 

이 책을 순서대로 읽는 것도 재밌지만 복잡한 인물 구도에 맞추어
김환기부터 읽고 그 다음에 윤형근을 읽는 등의 내맘대로 순서를 정해서 읽는 것도 추천드려요

37인의 삶을 감히 책으로 후루룩 읽을 수 있어 영광이었어요
꼭 미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읽어가면서 제 삶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이 마치 제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처럼 멀리서 보면 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2020년 9월에 초판이 나온 나름 신작이니 즐겁게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ㅎㅎ
다음에 또 재미있는 미술 서적 가지고 돌아올게요~



#인상 깊었던 문장
당신이 마주 서 바라봐 줄 때,그림은 다시 살아난다. p.7


#한 줄 평 & 별점
읽고나면 우리나라 미술 재밌게 볼 수 있다 /★★★★☆ (4/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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