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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see/Diary

좀 다르게 살기로 했다::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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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동안 개인적인 많은 일이 있었다.
어제 저녁에 오빠가 아빠가 많이 편찮으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래서 많이 울었고 지금도 곧 울것만 같다.
오빠와 몇시간동안 길게 통화를 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같이 고민도 하고 계획도 짜보고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래서 난 이제 좀 다르게 살기로 했다.
절박해졌다. 그 동안 마음 아픈 일들이 많았지만 다 잘 극복했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슬프지만 이번에 가족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오빠가 해준 말들에 위로받고 감동받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그래서 어제 울면서 오빠가 해준 말들을 메모했다.
잊고 싶지 않아서,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블로그에도 남긴다.


아빠랑 갔던 암벽등반


고민만 하면 고민만 늘어난다. 내가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앞으로 부모님 걱정할 일이 더 많아지겠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들, 해야하는 것들을 잃지 말고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할 때 미친 듯이 해야 한다. 그것만 생각하고 집중해서 해야 한다.

나는 내가 하려고 했던 것, 하고 싶은 것을 좀 포기하고 부모님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오빠가 그냥 원래 계획대로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을 하라고 했다. 무작정 네가 하고싶은 것을 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되면 부모가 갖게 될 죄책감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잘 돼야 한다. 결국 내가 잘 되려면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해야한다는 논리였다. 오빠가 해준 말이 너무 납득이 가고 위안도 되었다.

그리고 따끔한 한마디도 해주었다, 정말 정말 많이 새겨야 할 것 같은 말이다..
오빠는 내가 심리학을 배우고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근데 가족과 대화할 때 '나는 배운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이야기하는 편이고, 확답하는 것 같은, 내 생각을 강요하는 듯한 말을 많이 해서 마치 부모님이 틀렸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든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부모님과 대화하는 것을 보면 가족 구성원과의 대화가 아닌 것 같고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조언하는 느낌이 든다고..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부끄러웠다. 실제 상담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내담자에게 충고나 조언을 하는 것인데, 내가 제일 사랑하는 가족에게 내가 모든 것을 아는 것마냥 조언을 했다니.. 그래서 앞으로 내가 부모님과 있을 때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은 첫째, 조언하려는 태도를 버리기. 둘째, 부모님께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도적으로 서로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두가지를 열심히 몸에 새겨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내가 고향집에 내려갈 때 부모님은 그 동안 나에게 하고싶은 말들, 하소연, 내가 원치않은 부모님의 행동들 등등을 하시느라 내가 견뎌야하는 부분도 있었다. 오빠는 "우리도 부모님과 맞지 않은 부분을 견뎌야 하겠지만 그 견디는 시간이 그분들이 우리를 낳아서 키우면서 견뎠던 시간보다 짧지 않을까?"라고 했다. 너무 맞는 말이다. 이것도 잊지 말아야지..

그리고 오빠에게 듣고 너무 많이 울었던 말은.. "너가 서울 울라가고 나면 두분이 적적해하신다. 그래서 내가 농담처럼 늦게까지 저녁까지 먹고 가라고 하는 것도 있었다." 였다. 지금도 눈물 난다. ㅎㅎ ..

아빠가 이런 모습 보여서 미안하다.고 말하니까 오빠가 "아버지도 이번 생에 아버지가 처음이잖아요. 어떻게 모든 게 완벽하겠어요." 라고 위로했다. 이 말은 정확하게 내가 할머니를 용서했던 말이었다. 할머니는 지독하게 시집살이를 시키는 분이셨다. 할머니가 너무 미웠는데 할머니도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나서 힘든 시절을 살아내느라 고생을 많이 했고, 할머니도 할머니의 인생이 처음이라 그런거라고 생각하니 안쓰러워졌다. 오빠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그 말이 아빠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엄마는 제대로 쉬거나 노는 방법을 아빠보다 더 모른다. 아빠는 사회생활도 하고 좋아하는 등산도 하지만 엄마는 다른 사람이 없으면 아무 것도 즐기지 못한다. 엄마한테는 가족과 자식뿐이었다. 그래서 오빠가 엄마가 적적해하는 것 같아서 게임까지 알려줬다. 힘든 일이 생길 때 힘든 얘기 할 사람이 없고, 친정에도 말할 사람이 없고.. 오빠는 엄마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엄마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초코파이 하나 가지고 몸싸움 하던 우리가 이제 엄마의 외로움을 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지금까지 아주 잘 해왔고 이제부터 더 잘 살 것이다. 인생은 생존의 연속일까 싶은..11월 말이다.


아빠랑 갔던 대둔산


감사일기

1. 오빠가 나에게 너무 많은 도움될만한 말을 많이 해줬다. 가족의 사랑이라는건 정말 크고 깊은 강같다.
2. 아빠가 용기내어 나에게 본인의 아픔을 꺼내보였다. 내가 아빠에게 의지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게 감사하다.
3. 두달 만에 연락한 IS이에게 큰 위로를 받았다. MJ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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