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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move/Yoga

13주차::아사나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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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 아사나 수련: 주 3시간
* 매주 금 자정까지 일주일 동안 수련한 아사나 시간을 단톡방에 올리기*

6/5(토) - 6/11(금) 총 3시간
월 : 1시간 힐링
- 퇴근하고 아힘사 원장님께 상담을 받았다. 저번주에 신청했을 때 나는 아힘사 ryt 200 과정에 불만이 많았다. 과연 이 커리큘럼이 나를 괜찮은 요가 선생님으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 요가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라는 명분으로 시작했지만 좋은 요가 강사도 되고 싶었다. 어디에 쓰일지 모르지만 어디에든 쓰일 수 있는 강사이고 싶었다. 그러다가 내 불면증과 두통, 그리고 그리고 나서 마음의 고통이 치솟자 주저앉아 나를 돌아봤다. 분명 할만한 일이고 업무 환경도 좋은 편인데 왜 나는 매번 일이 힘들다고 가라앉는걸까, 왜 너무 힘들 때는 꼭 나를 찾아오는 야들처럼 그냥 다 끝내버리고 싶은걸까. 왜 난 저 사람이 밉고 저 사람은 얄미울까. 나와 다를 게 없고 나도 그렇게 사는데 왜 평가하고 미워할까. 저사람의 저 점도 갖고 있는 내가 미운거겠지. 그러다 문득 내가 나를 보채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내가 나를 보챘구나. 나는 원래 좀 느린 아이였는데.. 밥 먹는 속도가 느리다고 엄마한테 혼나고, 문제 푸는 속도가 느리다고 선생님께 혼나던 아이였다. 그런데 긴장하면 밥도 빨리 먹고 퇴근하면 이것저것 많은 걸 하면서 원래 좀 빠른 듯이 살았던 것이다.
어두운 나를 부정하는 건 아니었지만 어두워지면 밝게 비추며 살았던 순간도 최근에 많았다. 나도 힘들지만 내 주변에 힘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 사람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싶고 심리적 내성이 조금 더 강한 것 같은 내가 밝게 비춰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웃었다. 금요일 저녁에 친구랑 전화하면서 쌓인 감정이 눈물로 터졌다. 나는 내가 불쌍하다며 엉엉 울었다. 내가 너무 불쌍해. 남은 잘 보살피면서 정작 나는 나를 잘 보살피지 못한 것 같다. 보살피는 척 하며 덜 보살펴서 탈이 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는 정말 괜찮아졌다. 짧게 찾아온 번아웃에서 잘 회복했다 싶었다. 토요일에 발표에서 번아웃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도 내가 번아웃이 맞았는데 찰나의 순간에 알아차리지 못하고 휘청거린 것 같았다. 그래서 아힘사 수업도 다 불만이었고, 상담하면서 공감도 잘 되지 않고 누군가에게 과하게 서운했구나 싶었다. 나를 더 이해했고 조금 더 존중하게 되었다.
그렇게 괜찮아져서 월요일에 상담을 가려니 무슨 이야기를 햐야할지 고민이 되었다. 내가 앉자마자 원장님을 말을 하기 시작하셨다. 원장님이 다 말하시니까 내가 할 말이 별로 없었다,,ㅋㅋㅋ 난 괜찮아져서 요가 아사나 혹은 ryt에 대한 이야기만 하다가 끝날줄 알았다. 근데 원장님은 내 마음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줬다. 내가 힘들고 행복하고를 반복하는 이유는 관념때문이고, 자아라는 상이 있어서라고 했다. 내가 이번의 번아웃으로 발견한 원래의 '느린 나'조차 내 경험으로 인해 만들어낸 내 해석이라고 하셨다. 아차싶었다. 거기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다. 내 생각의 키가 크는 것처럼 느껴졌다. 원장님은 내가 아무리 이것저것하고 많이 알아도 처세술에 불과하다고 했다. 처세술만 늘리고 내 슈퍼에고만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뭔가 맞는 말 같았다. 그리고 사실 요가가 수행과 그나마 가장 비슷해서 요가를 선택한 것이고 요가보다는 수행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하셨다. 내 느낌이 거의 맞았다. 99.9는 0과 같다고 하셨다. 그런 것 같기는 하다. 자아란 없는 것, 그리고 무아를 깨닫는 수행의 방법은 명상을 통해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렇게 두시간동안 원장님의 강의(?)같은 상담을 받고 힐링 수업을 들었다. 몸의 알아차림과 이완으로 신체적 균형을 찾았다. 외 골반이 뻐근했다. 오랜만에 하는 수련이라 더 틀어졌다는 것을 알았다. 햄스트링이 많이 나아서 다시 수련을 정상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전처럼 빡빡하게 수련하려고 애쓰지 말아야지.

 

화 : 2시간 아쉬탕가 프라이머리

- 아쉬탕가 수련하러 갔는데 채린이랑 한샘님도 있고 다연님도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단아샘의 아쉬탕가 수업이었다. 내가 처음 아힘사에 왔을 때 단아샘의 아쉬탕가 수업을 들었던 게 생각이 났다. 첫수업에서 나는 핸즈온을 많이 당했다(?) 핸즈온도 많이 받고 수련의 호흡이 길어서 익숙하지 않았다. 원래 다니던 요가원이나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때의 나는 없다. 내 느낌일 뿐일지 모르겠지만 단아샘의 오늘 수업에 무언가 힘과 여유가 느껴져서 좋았다. 아쉬탕가를 싯팅까지 마무리를 지어본게 몇달만이라 너무 좋았다. 땀이 뚝뚝 떨어지고 몸의 부분부분이 깨어나는 감각이 너무 오랜만이고 기뻤다. 기쁘다는 것도 내 해석이다. 나는 왼쪽이 수축되어 있어서 다운독을 할 때도 그냥 누워있을 때도 왼쪽으로 약간 기울어있었다. 그 부분을 단아샘께 핸즈온을 받았다. 그 순간 내 왼 햄스트링이 왜 아팠는지 다 이해가 갔다. 왼쪽이 수축됐기 때문에 무게중심이 왼쪽으로 갔고, 골고루 분산되어야 할 몸의 무게가 왼쪽으로 쏠린 와중에 특히 상체가 수축이 되어 상체의 대부분의 무게도 왼 햄스트링에 쏠렸던 것 같다. 진짜 아팠겠다. 이제야 아픈게 신기할 정도였다. 왼쪽 수축을 인식하며 아사나를 만드니까 훨씬 균형이 잘 맞았다. 감사했다. 장장 3개월을 조심조심 보내며 몸을 아꼈다. 이제는 전처럼 몸의 신호를 외면하고 폭주 기관차처럼 달리지 않으려고 한다. 자꾸만 내가 좀 진화한 것 같지만  99.9는 0과 같다는 사실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처음으로 완성된 우타나 파다사나를 해봤다. 세달만에 하는 아쉬탕가인데 성공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운동은 쉬었지만 전만 체형을 교정하려고 아랫배에 힘을 주고 신경쓴게 쌓인 것 같다. 너무 신기했다. 5년 동안 아쉬탕가를 하면서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오늘을 잊기 어려울 것 같다. 4년 전인가 숫타 파당구스타사나를 하는데 왼쪽 골반에서 '또각' 소리가 나면서 왼 골반이 열려서 발날이 땅에 닿았던 그 순간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그 때의 요가원과 요가 선생님도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해석이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나의 요가 여정. 이제는 다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그 여정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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