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w to see/Books

요가 해부학::권수련

반응형

요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쓰는 두번째 독후감

이 나이에 독후감이라니 ㅜㅜㅜ

 

내가 요즘 다니는 요가원에서 알려준 몸 쓰임의 세 가지 지침은 아래와 같다.

첫째, 형태가 기능을 결정한다.

둘째, 운동 목적을 고려한다.

셋째, 현재의 몸 상태에 순응한다.

 

이 지침들은 '종이는 나무로 만든다.'라는 말처럼 당연하게 들린다. 하지만 요가 수련과 삶에서 아주 깊이 있는 지혜로 다가와 내 몸 건강을 지켜주는 틀이 되는 중이다. 나는 이 지침을 어겼고 요가 지도자 과정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햄스트링을 다쳤다. 친구들에게 햄스트링 다쳤다고 하니까 네가 무슨 축구선수냐며 나를 놀렸다. 의사선생님은 프로 선수들도 햄스트링 다치면 아무것도 못하고 쉰다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 가혹한 현실이었다. 다치고 나서 이 책을 읽으니 더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모든 운동과 수련은 항상 지금 여기의 몸 상태가 기준이 되어야 안전하고 건강한 수련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완이나 스트레칭 위주의 수련 이외에 모든 운동을 한달 넘게 쉬고 있다. 처음에는 미칠 것 같았는데 이제는 꽤 적응을 했다. 주3시간 나에게 주어진 요가 수련을 감사한 마음으로 다니고 있다.

 

그리고 운동을 강제로 쉬다보니 깨달은 것도 있다. 운동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건강과 자세교정을 위해 하는 요가라면 요가 수련장 밖에서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루 24시간 중 수련하는 시간을 많아야 1-2 시간이고 나머지 시간에는 일상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오직 요가를 통해서만 체형을 교정하거나 건강해지겠다는 생각은 내가 가진 자연 치유력과 의지력을 훼손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점에서 요가와 상담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상담도 일주일에 한시간 받는다고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지 않는다. 다 아는 사실임에도 나는 늘 절규하는 내담자 앞에서 좌절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 일주일에 한시간만 이라도 내담자들이 맘 편해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가만히 들었을 뿐인데 내담자 안에 모든 해답과 치유의 힘이 깃들어 있는 것을 발견할 때가 많다. 내가 개인 상담을 받았을 때 상담사 선생님이 모든 답은 내 안에 들어있다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다. 상담과 요가는 참 닮은 것 같다. 그래서 요가 수련을 할 때 자주 상담과 관련된 깨달음을 자주 얻는다. 이 깨달음 덕분에 요가를 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요가를 하면 더 행복하다.

 

몸은 어쩌면 마음보다 정직하다. 몸의 정직함을 바로 확인하려면 호흡을 보면 된다. 몇년 전부더 호흡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면서 엄마를 많이 괴롭혔다. 우리 엄마는 입으로 숨을 자주 쉰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입으로 숨쉴 때마다 코로 숨을 쉬어야 한다며 잔소리를 했다. 코로 숨쉬는 것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우기기만 했으니 엄마의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그래서 책에서 코로 숨쉬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한 부분을 열심히 적어두었다. 엄마에게 보내주려고. 가장 이상적인 호흡 방식은 코로 호흡하는 것이다. 외부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올 때 각종 이물질과 병원균 등도 섞여서 들어온다. 입호흡을 할 때는 낮은 여과 기능으로 인해 생리적 스트레스가 유발되지만 코호흡을 하면 각종 이물질과 병원균 등도 섞여서 들어온다. 코호흡을 하면 각종 이물질과 병원균 등을 약 98~99% 수준까지 여과하여 생리적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 입호흡과 코호흡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이산화탄소의 흡입 정도이다. 코호흡을 하면 사강을 거치는 과정에서 150~200미리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외부 공기와 함께 혼입하게 되는데, 이는 혈관확장을 도와 혈액에 더욱 많은 산소를 공급하게 한다. 이산화탄소는 단지 노폐물이 아니라 강력한 혈관 확장자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혈액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을 위해서는 반드시 코로 호흡해야 한다. 코로 호흡할 때는 코 통로의 보호 점액층으로 인해 들어오는 공기의 습도가 유지되고 이물질이 걸러지며 온도가 올라간다. 얇게 형성된 보호 점액층은 98~99%의 박테리아, 바이러스, 먼지 입자 및 공기 중의 다른 이물질을 걸러낸다. 입으로 호흡을 하면 공기가 들어오는 통로가 넓고 짧으며 거의 직선을 이루고 있어 공기 중의 이물질이 걸러지지 않아 면역계에 생화학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물질이 여과없이 폐포와 혈액으로 들어가면 독소를 배출하는 장기들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입으로 호흡하는 사람은 폐 속에 들어간 일부 병원균들로 인해 감염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된다.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선수나 천식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코를 통해서만 호흡해야 한다. 스포츠에서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코호흡이 필수적이다. 코호흡을 하면 코의 얇은 점액층이 부비동, 기관지 및 다른 내부 표면에서 길이가 긴 카펫처럼 위를 향하여 유동한다. 점액질에 의해 붙들린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균류들은 GI 효소들과 염산의 작용으로 위에서 죽거나 약해진다. 이렇게 죽거나 약해진 병원균의 일부가 소장에서 혈액으로 통과하고(장 투과 효과), 감염 가능성이 낮은 병원균을 통해 면역계가 학습할 기회가 생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가 면역을 상승시킬 수 있다. 코호흡이 입호흡보다 유익한 또 하나의 이유이다. (-> 엄마에게 보내려고 다 타이핑 함) 이 구구절절한 설명이 효과(?)를 보이면 이후에 복식호흡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내가 햄스트링을 다친 이유가 내 노력 부족으로 인한 뻣뻣함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후천적 요인은 노력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만 선천적인 요인은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개선의 폭이 작다고 한다. 이러한 개인차를 인정하지 않고 무리해서 아사나 수행을 할 경우 부상의 위험과 더불어 심리적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그게 나였다. 요가 아사나는 몸과의 대화이자 조율의 과정이므로 절대로 억지로 수행해서는 안 되는데 나는 욕심이 과했다. 아사나 동작을 완성시키고 싶었고 잘하고 싶었다. 내 몸에 맞추어 아사나 동작을 한 것이 아니라 아사나에 내 몸을 맞추려다가 탈이 났다.

 

햄스트링은 전굴 자세를 조금이라고 해보려고 해도 아팠다. 전굴 자세를 수행할 때 정확한 해부학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늘여야 할 근육에 긴장을 유발하고 그것이 척추와 골반에 과도한 자극을 가해 신경 눌림으로 인한 통증을 야기하거나 근육 및 근막의 부상으로 인한 통증을 일으킨다. 햄스트링을 다치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결과가 좀 달라졌을까 싶지만 이제라도 내 몸을 열심히 이해하고 잘 돌봐야겠다. 뒤넙다리근이라고 불리는 햄스트링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요즘 수련을 할 때 배와 허벅지는 반드시 맞닿게 하려고 의식한다. 그리고 턱과 가슴을 열어 척추가 펼쳐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조금씩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 우리의 경이로운 몸은 서로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골반의 정렬에도 영향을 줬다. 나는 척추전만 체형이다. 척추전만은 체형의 왜곡을 심화할 뿐만 아니라 근육의 피로를 누적시키고 장기 및 신경의 압박을 유발한다. 또한, 배안이 앞쪽과 아래쪽으로 밀려남으로써 장기가 아래로 처지는 하수 현상이 발생하여 골반저근육의 부하가 증가하고 장기에 생리적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데 나는 이미 이상현상이 있어왔다. 척추 전만이 심해졌는지 호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서 호흡도 불편했다. 척추전만으로 복부가 앞으로 밀려나서 호흡에 관여하는 주동근인 가로막이 팽팽해진다. 들숨 시 가로막이 복부 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절대 공간도 줄어들어 호흡이 짧고 횟수가 많아지는 가슴호흡을 하게 된다. 가슴호흡으로 인해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들에 피로가 누적되며 긴장도가 높아진다. 아, 그래서 내가 호흡이 불편했구나. 그래서 내가 아랫배가 자구 차가웠구나. 이제 이해가 됐다. 그리고 지금은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좋아지고 있다. 덕분에 허리 통증도 많이 줄었다.

 

요가 해부학을 공부하면서 나의 몸을 더 잘 돌볼 수 있어서 좋았다. 자세가 불균형할수록 근육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급격한 에너지 소모는 피로를 불러오며, 에너지가 쉽게 고갈되면 육체적인 활동은 물론, 정신적인 활동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바른 자세를 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전보다 어렵게 지친다. 요즘 자주 하는 말이 “난 쉽게 무너지지 않아!”와 “에너지가 조금씩 남는다.”이다. 남은 에너지로 생활이 정돈되고 하루를 더 충만하게 보낼 수 있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며칠 전 아빠에게 바른 자세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했다. 아빠가 그렇게 굽은 자세로 있으면 배안의 공간이 협소해진다. 가로막이 확장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호흡은 짧아진다. 그러면 쉽게 피로해지고, 정신적으로는 신경이 예민해진다고 했다. 아빠는 내 말을 듣더니 한 30분 정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내 잔소리가 더 많아질 것 같다. 사랑하면 왜 잔소리를 하게 되는지, 교인들이 왜 전도를 하는지 알 것 같다. 사랑하니까, 내가 해보니까 너무 좋아서 자꾸만 알리고 싶은 이 마음과 비슷할 것 같다.

 

 

 

 

반응형

google-site-verification=mokmFsyzCDBHq6Kqs6nwJ6ZtJrUW4c9he_9YRIJoV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