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분석 발표 2021.4.30.
철학, 명상적 관점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며 현재(교육 과정의 중간 지점)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봅니다. 스스로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이해하고, 더 행복한 방향에 가까워지기 위한 발표
글자크기 10p, A4용지 1장 이상으로 통일
내가 생각하는 나는 ‘탓’을 잘하는 사람이다.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면 그 원인을 들여다보는 오랜 습관이 있다. 그리고 원인에 네 탓 아니면 내 탓을 했다. 아주 어렸을 때는 남 탓을 많이 했었다. 특히 부모님 탓을 많이 했다. 남 탓을 많이 했더니 갈등이 자주 생겼다. 그래서 나중에 좀 커서는 내 탓을 많이 했다. 내 탓을 하니까 갈등이 많이 줄었다. 그래서 그게 옳은 것인줄 알았다. 하지만 대상이 외부에서 내부로 향했을 뿐 더 나아진 건 없었다.
명상을 하면서 탓에 대한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내가 자꾸 탓을 하는 이유는 평가나 판단을 많이 해서 였다. 인과관계를 생각하는 것과 그것을 평가하는 것은 많이 다른 것이었다. 명상조차 '좋은 명상'과 '좋지 않은 명상'을 구분짓고 판단하는 나를 발견하고 많이 놀라웠다. 그 이후로 판단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다. 나는 매일매일 변화하는 유기체적인 존재이다. 그걸 알아차릴 수 있게 도와준 것이 명상인 것 같다. 7년 정도가 지나면 세포까지 그 이전과 다 다르고 바뀐다고 한다. 늘 새롭게 바뀌는 나를 잘 알아차리고 그런 나를 경이로워하며 살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에 아힘사 지도자과정을 시작했을 때 막연하게 '요가 강사 자격증이 갖고싶어'정도의 마음이 있긴 했지만 의미있는 경험을 하고싶은 줄 알았다. 현존하게 하고 내면에 물음을 던지는 수업에 스며들면서 나중에서야 손쉽게 강사자격증만 갖고싶은 내가 보였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다. 나는 늘 성실하게 배우고 실존하는 존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쉽게쉽게 가고싶었다. 평소라면 그런 마음을 알아차렸을 때 자책을 했겠지만 알아차림 후에 내가 요즘 정말 힘들었고 그래서 쉬고싶은 마음이었구나 하며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에게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나에게 조금 더 친절해졌다. 나에게 친절해지니까 잘 보이지 않던 것들도 선명하게 보였다. 내 경험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참 주관적인 것이다. 나의 필터로 필터링되어 내가 받아들이는 것이다. 오감명상을 통해 감각이 일어나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는 경험 생기면서 ‘일어나는 건 사라지기 마련이구나’ 라는 깨달음 얻게 되었고 고통에 대한 맷집이 생겼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불쾌한 경험도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부여를 그만 하기로 했다. 요즘도 일이 너무 많아 야근도 하고 개인적으로 하는 것들도 정신없이 하면서도 꼬박꼬박 명상을 하고 기분의 업과 다운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자주 호흡을 확인하고 자주 웃는다. 이렇게 바쁘게 살아도 에너지가 조금씩 남는다. 에너지가 남는 이유는 호흡덕분인 것 같다. 좀 더 효율적인 호흡을 하니까 덜 지쳤다. 조금씩 남는 에너지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할 수 있어서 좋다.
생활이 단조롭고 잔잔해야 큰 자극이 없어서 명상이 잘된다는데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이라는 만트라가 머리로만 이해가 되다가 요즘에 마음으로 느끼는 경험을 했다. 명상을 하다가 종종 공간 감각이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지금 여기서도 행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또 신기한 것은 눈을 뜨고 일상생활을 할 때도 비슷한 생각이 자주 떠오른다. 특히 회사에서 지금 여깃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평일동안 매일 8시간 이상 있어야 하는 이 공간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한 선물을 받은 것 같다.
또 좋았던 새로 생긴 내 삶에 대한 관점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무거운 물리적, 정서적 짐들을 많이 내려놓았다. 물리적인 것만 보자면 가진 게 적을 수록 내려놓을 수 있고, 내려놓으면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선순환이 이런건가 싶어서 요즘 내 생활이 너무 만족스럽다.
몸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바른 자세를 갖고 싶다거나 좀 더 깊이 있는 아사나를 익히고 싶었다. 근데 수업을 들으면서 선생님들이 자꾸만 골격이 있는 이유나 요가를 배우려는 이유부터 생각해보게 했다. 아힘사 수업을 통해 양질의 정보가 내면에 쌓였다. 해부학도, 요가도 심지어 명상도 원리는 다 같은 곳에 있는 것 같다. 일어나고 사라지는 경험을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잘 관찰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의 전부였다. 그 경험이 쌓이면서 나는 다른 더 좋은 궤도에 들어섰고 앞으로의 기억들과 나의 인식이 나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큰 주도권을 갖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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