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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live/Good enough for me

나의 웨딩플래너::제이웨딩 웨딩박람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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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박람회. 그곳은 예비신부들이 가는 곳이지 내가 갈 일이 있을까 싶었다. 소중한 내 친구가 웨딩플래너가 되었다. 처음에 친구가 웨딩플래너로 진로를 고민할 때 결혼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걱정이 됐다. 하지만 아주 멋지게 여러 결혼식을 잘 진행하는 친구를 보면서 괜한 걱정을 했다고 느꼈다.

친구 회사에서 하는 웨딩박람회에 갔다. 친구가 너무 보고 싶었고 나는 이미 친구의 신부님으로 등록이 되어있다. 내 예비신랑의 이름은 김우주로 등록이 되어있다. 우주는 내가 약 8개월 동안 임시보호했던 유기묘 이름이다. (tmi: 성은 내 친구가 김씨라서)

메이크업과 헤어도 받을 수 있는데 메이크업을 받을 때 원하는 스타일 등 여러 질문을 해주신다. 신랑은 왜 같이 오지 않았냐는 질문도 받았다.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친구를 빤히 보다가 "어제 술을 많이 먹고 지금도 자고 있어요."라고 우주를 술쟁이 고양이로 만들어버렸다. 😅

작년 11월에 결혼한 내 친구이자 동기인 ys이가 웨딩드레스 투어를 다녀왔는데 너무 재밌었다고 너도 결혼은 안 해도 웨딩드레스 투어는 꼭 해보라고 했었다. 웨딩드레스는 종류가 정말 많다. 내가 추구하는 취향도 있겠지만 나의 분위기와 체형에 어울리는 웨딩드레스를 잘 골라야 했다. 친구는 한번 쓱 보더니 나와 잘 어울릴 것 같은 웨딩드레스 몇 가지를 골라줬다. 그런 친구를 보면서 왜 그렇게 짧은 기간 안에 인기 플래너가 됐는지 알 것 같았다. 친구는 평소에도 세심한 성격에다가 타인에게 관심이 많아서 그 사람이 뭘 좋아할지 빠르게 눈치를 채는 편이다.


친구가 골라준 웨딩드레스


태어나서 처음 웨딩드레스를 입어봤다. 그냥 보는 것과 입어보는 건 정말 달랐다. 메이크업을 받을 줄도 몰랐고 웨딩드레스를 입어볼 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가서 어리둥절했지만 정말 재밌었다. 엄마 아빠한테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줬더니 혼자 별짓을 다하고 다닌다면서 엄청 좋아했다.

나는 얼마 전까지 결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당시에 만나던 남자친구와도 많이 다퉜다. 결혼이라는 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도 막상 하게 되는 것도 같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만약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이 나와 결혼하고 싶다면, 그리고 내가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면 하겠다. 내가 이렇게 말했더니 당연한 거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다. 나에게는 엄청난 변화인데.

 

 

나는 더 이상 사랑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사랑을 알려하거나, 이해하거나, 분석하거나, 의심하거나,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사랑은 비 오는 날 잊지 말고 챙겨 가라며 문고리에 걸어놓고 간 우산과 함께 걸려 있었고, 내가 울 때마다 떠다준 미지근한 물 한 잔에 녹아 있었고, 나를 보러 올 때면 늘 달려온다는 너의 발걸음에 묻어 있었다.

서늘한 여름밤,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arte(아르테)(2019), p.97

 

네가 차려준 저녁을 함께 먹는 게 좋다. 전세자금대출을 함께 갚아나가면 갚아볼 만할 것 같다. 내가 너의 법적 보호자가 되고 싶었다. 너의 가족이 내가 되고 나의 가족이 네가 되었으면 했다. 평범하고 따뜻한 가정을 너와 함께 만들고 싶었다. 그래, 남들이 다들 결혼에 대한 환상이라고 비웃는 그런 가정. "너도 결혼해봐. 이렇게 돼"라고 체념하는 사람들이 사는 그런 가정 말고. 사랑하는 사람 둘이서 삶을 공유하고 서로를 다독이는 그런 가정. 나는 그런 가정을 잘 보지 못했지만, 보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도전도 못 해볼 이유는 없지 않은가? 부모가 심어놓은 결혼이라는 두려움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었다. 너와 함께라면.

서늘한 여름밤,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arte(아르테)(2019), p.193

 

오늘 날 사랑해? 내일도 날 사랑할 것 같아? 응 그럼 된거야. 그러면 된 것이다. 불행한 미래가 길모퉁이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은, 사랑하는 오늘이 있다. 결혼은 믿지 않는다. 오늘 하루를 믿는다.

서늘한 여름밤,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arte(아르테)(2019), p. 194


결혼은 관계 문제라서 계획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지 않냐는 나의 말에 누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계획이 없으면 결혼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만 하다가 기회를 놓친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아무쪼록 다들 자신과 결이 잘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나서 연애 혹은 결혼을 하길. (혹은 혼자서 충만하게 잘 살길) 그리고 결혼을 생각한다면 하기 전에 생각해봐야 할 체크리스트(가족상담 수업 때 교수님이 알려주셨다)가 있으니 나에게 문의해주길. 그리고 결혼식을 준비하는데 본인의 예산에 맞고 취향까지 저격할 웨딩플래너를 찾는다면 나에게 문의해주길!

인스타 아이디 : @woo0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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