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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travel/Jeju

제주의 단비::제주일기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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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퇴근하고 김포공항으로 갔다. 날씨가 참 좋았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제주. 날씨가 정말 정말 좋아서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보이차를 마셨더니 잘 못자서 비행기 안에서 조성진이 연주한 리스트의 위안 3번을 들으면서 잠이 들었다. 예쁜 노을을 보고 잠들었는데 눈뜨니까 완전 한밤중 같았다. 제주에 가기 전에 음식물쓰레기 만들기 싫어서 서울집에 있는 상하기 쉬운 음식들을 다 싸왔다. 엄마가 전주에서 가져온 제주산 키위 남은 것, 딸기, ub가 달라고 한 백린에게 선물받은 비욘드 미트와 청소기를 들고 이동하려니 좀 힘들었다. 원래 제주에 갈때 한겨울에 가도 작은 백팩 하나 달랑 들고 가는 난데..


사랑둥둥이 단비



드디어 만난 단비는 천사였다. 나를 보자마자 달려들더니 뽀뽀를 해주고 나에게 꼭 붙어있으려고 했다. 헛짓음도 없고 똥고발랄한데 적당히 얌전한 발랄함에 스킨십 대마왕이라니.. 이렇게 완벽한 강아지는 이브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또 있었다. 어딘가 꼭 닿아 있어야 하는 껌딱지 단비 덕분에 단비 못지않게 스킨십 대마왕인 내가 호사를 누렸다.




피곤해서 바로 씻고 단비랑 ub랑 셋이 나란히 침대에 누웠다. j가 나를 천방지축 댕댕이 같다고 했는데 이제 이 집에 그런 강아지 세마리가 있다며 ub가 웃었다. ub는 단비를 임보 중이고 나는 요가아샤 원장님께 단비 사진 60장 정도 보내며 입양하실 생각 있냐며 홍보를 했다.

생리 예정일이 지났는데 시작을 안해서 무기력했다. 평소의 나라면 바로 정리를 하고 치웠을 텐데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텀블러 설거지도 내버려두고 다 귀찮아서 누워있다가 겨우 양치랑 세수하고 바로 잠들었다.




8시에 일어났다. 8시에 일어난 것은 내 기준 엄청 늦게 일어난 것이다. 평소에 5시에 일어나고 좀 늦게 자면 7시 정도에 일어난다. 밤새 단비는 내 어깨에 코를 박고 잘도 잤다. 내가 일어나자마자 뽀뽀하고 앞발로 툭툭치며 산책가고싶다는 눈빛을 발사했다.

제주 동쪽에는 요가원이 별로 없는데 ub가 발견했다. 전날 밤에 문의했는데 다음날 아침에 답장와서 수업 한시간 전에 예약하고 ub가 차로 데려다줘서 약간 지각했지만 하타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언와인드 요가




원래 연남동에서 요가원을 운영하시다가 제주에 내려온지 얼마 안되셨다고 한다. 할 기회는 많았으나 해본적이 별로 없는 하타수업. 호흡과 공간이 주는 치유력. 숲으로 둘러싸인 요가원의 창문을 열어놓아 후굴 동작할 때마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눈을 감으면 들리는 다양한 종의 새들이 노래를 불렀다.




그래도 아침 수련인데 90분 수련에 최근 내 관심 아사나를 골고루 다 해봤다. 속으로 '선생님은 내가 이게 약하고, 이걸 도전중이고 이런 걸 다 아시는걸까? 넘나리 신기하다.' 싶었다. 선생님의 부드러운 핸즈온으로 컴업 두번에 드롭백 한번을 했다. 그리고 거의 후굴 끝판왕 에어캐칭도 처음 해봤다. 나 후굴은 자신 있는데 숨에 턱 막히면서 초라해졌다. 선생님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할 수 있다." 고 하셨고 그 말이 참 좋았다. 앞으로 도전할 게 많다는게 즐겁다.




수련이 끝나고 차 한잔을 마셨다. 같은 수업을 들은 분들이 다 육지에 있다가 제주에 내려온 분들이라고 했다. 부러웠다. 나도 언젠가 기회를 노려 내려올 생각이다. ((언젠가))




차를 마시는데 ub에게 전화가 왔다. 단비가 요가원 마당에 전등을 쓰러트렸다고 했다. 선생님과 마당에 나갔다. 전등은 원래(?) 그런거였고 단비가 너무 귀엽다고 다들 구경했다. ub수업 때문에 시간이 촉박해서 정신없이 요가원을 떠나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안그래도 비건인 ub는 이제 애견동반가능한 곳이라는 옵션이 더 추가되어 갈 수 있는 식당이 더 줄어들었다. 비건 소시지 브랙퍼스트와 비건 두부 브랙퍼스트를 주문했다. 진짜 미국식이었다. 해비하고 오일리한 식사였다. 같이 주문한 차이 티 라떼에는 정향 항은 엄청나게 강한 데 맛에 깊이가 별로 없었다. ub는 내 차이티를 마셔보더니 진짜 미국스럽다고 했다.

선물받은 화병




ub는 내가 요가를 하는 동안 단비와 산책을 하다가 예쁜 소품샵을 구경했다. 그리고 내 선물을 샀다고 맞춰보라고 했고, 매우 ub스러운 파란색 화병을 선물해줬다. 너무 행복했다. 화병을 갖고싶었는데 선물까지 받다니.. 나는 요즘 매일매일 생일같다.




밥을 먹고 바로 도예공방에 갔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이 늘 맞지 않아 못가다가 즉흥적으로 예약을 해서 갔다. 도예 선생님은 원래 체험은 2인 이상만 받는데 ub친구니까 해주신다고 했다.




도예 너무 재밌다. 게다가 나 잘한다. 선생님이 자꾸 어디서 해본 적이 있다며 처음 해볼리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보통 체험은 한시간 정도 하는데 나는 세시간동안 쉬지도 않고 도자기를 만들었고 ㅋㅋㅋㅋㅋ 작품 8개를 만들었다. ㅋㅋㅋㅋㅋ 다도할 때 쓰려고 수구와 찻잔을 만들었다.




유비가 단비와 나를 데리러왔다. 나는 집에 가는 길에서 그제야 엄청 피곤하다고 했다. 도예를 하면서 시간가는 줄 몰랐고 힘든 줄도 몰랐다. ub는 어디 카페에 들려도 되고 가고싶은 곳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는데 나는 너무 힘들어서 집에 가자고 했다.

비건불고기 비빔밥




집에 가자마자 ub가 비건 불고기(불고기용비건고기+간장+고추장+설탕+버섯)에 김치 조금을 넣고 볶음밥을 만들어줬다. 양이 정말 많았는데 아주 싹싹 긁어먹고 후식으로 첵스와 초콜렛을 먹고 쇼파에 드러누워 배 빵빵.


씻는 것도 힘들어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샤워를 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니 모든 게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너무 행복했다. 노곤하고 마치 물이 나를 위로해주고 테라피 받은 것 같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더니 ub가 웃었다.

서로 졸리다고 하면서 잠들기 직전까지 대화를 나눴다. ub가 행복했으면 놓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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