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내 최애 식당이다. 안백린셰프님 덕분에 내추럴 와인이라는 새로운 세계도 알게 되었다. 음식과 내추럴와인의 조화가 이루어진 식사는 감동이다. 큼큼하고 시큼한 맛도 있는 내추럴 와인도 있는데 그래서인지 내추럴 와인은 한식이나 퓨전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셰프님은 내추럴 와인과 음식을 함께 먹었을 때의 맛을 위해 저녁에는 와인이 포함된 식사만 제공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와인을 티로 변경해서 내어주신다고 했다.
-메뉴-
내추럴 와인 프로모션!
코스 요리.
나는 내추럴 와인 한잔과 두가지 채소 요리와 피자와 디저트가 나오는 4 코스를 주문했다.
단품 메뉴.
피자와 채소요리, 그리고 후식 메뉴이다. 점심에는 이걸 보고 단품 메뉴로 주문이 가능하다.
내추럴 티도 종류가 정말 많다. 취향저격이다. 돈과 시간만 많으면 매일매일 가고 싶은 곳이다.
내추럴 와인은 글라스로 주문이 가능하고, 보틀로도 주문할 수 있다. 내추럴 와인은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고 소량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마시고 싶은 와인이 있는데 1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나 소중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버려서 약간 속상하다. 귀하기에 자주 만나기 어려울 것이고 통장이 텅장이 될 것 같아서다..
코스요리에서 첫번째 채소 요리였던 Tofu or egg? 진짜 두부에서 계란 맛이 났다. 계란의 비린맛은 없는 그런 계란 맛이다. 위에 올라간 허브(이름을 알려주셨는데 내가 모르는 허브였고 잊어버렸다.)와 조화가 좋았다. 셰프님의 가치관과 식당의 분위기처럼 음식을 올린 돌멩이(?)도 예사롭지 않았다. 역시나 취향저격이다.
두 번째 채소 요리 Better than sex. 요리 이름이 조금은 당황스럽지만 너무 맛있었다. 논비건이랑 같이 갔는데 평소에 채소는 잘 먹지만 당근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이 요리를 보고 "내가 당근을 돈 주고 사 먹다니."를 연발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두 종류의 크림과 구운 채소들을 따로따로 먹는 것보다 다 같이 얹어 먹는 게 제일 맛있었다. 나는 베이비캐럿을 너무 좋아해서 싹싹 긁어먹었다.
제일 궁금했던 버섯 크리머리 피자를 뒤로하고 논비건과 함께라서 스파이시 로제& 갈비 쌈 피자를 주문했다. 소스 그릇에 담긴 소스는 쌈장 맛이 난다. 천년식향 피자는 정말 정말 맛있다. 콩고기가 들어가지만 콩고기의 콩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5번이나 뜨거운 물에 불렸다가 짜기를 반복하는 정성으로 고기와 비슷한 식감을 재현한다. 린셰프님의 요리는 다 이런 식이다. 피자 도우도 직접 다 발효해서 만들고 불린 아몬드를 하나하나 까서 3일에 걸쳐 아몬드 리코타를 만든다. 먹어본 사람들은 알 거다. 이 음식에 얼마나 정성이 가득한지를. 그래서 같이 식사를 한 논비건이 그다음 날 나에게 하루 종일 천년식향에서 먹었던 음식이 생각난다고 했다.
국간장이 들어간 초콜렛 케익이다. '짠단=진리'라는 불변의 공식답게 훌륭한 디저트였다. 코코아 파우더도 종류별로 다 테스트해보고 그중에서 가장 가격이 높고 맛있는 코코아 파우더를 사용하신다고 한다. 스푼이 너무 예쁘고 어쩜 이렇게 음식과 식당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는 걸 찾아내셨을까 감탄했다.
거의 종교 수준으로 찬양한 것 같아서 민망하지만 내가 정말 그렇게 느꼈다. 식사를 하러 간날 개인적으로 힘들었었다. 그런데 천년식향에 가서 음식으로 위로를 받았다. 정말 밥만 먹었을 뿐인데 행복해졌다. 그래서 이 요리와 셰프님, 그리고 함께해준 논비건인 사람에게 감사했다. 완전 강력 추천하고 싶다. 내추럴 와인과 같이 즐겼으면 하고 가격대도 있고 분위기도 너무 좋기 때문에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에 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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