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트뮤지엄에서 하는 전시
마이아트 뮤지엄은 작년? 재작년?에 네번이나 가게 했던 <알폰스 무하 전> 이후로 아주 오랜만에 갔다.
전시기간 : 2021년 7월 24일 - 10월 24일
관람시간 : 월-일 10:00 - 20:00 (입장마감 19:00)
휴식같은 작품들이 크기는 또 엄청 커서 2-3m가 넘는다고 한다.
고요한 명상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색감이 아름다운 영화 한편 본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림을 보다보면 우리가 행복한 순간은 되게 찰나구나 싶고 그 찰나를 되게 오래 볼수 있게 그린 그림이라 이렇게 보고있으면 행복한가 싶다.
3부에서는 <설렘>이라는 작품이 제일 좋았다. 엽서는 너무 별로였다. 직접 봐야지만 좋은 작품이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뉴욕에서 리얼리즘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자연과 인공 소재의 대비를 주로 그린다.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빛, 물, 바람은 시각적 아름다움과 청량함을 준다.
액자 프레임이 너무 눈에 들어왔다. 나무, 금속 등 다양한 재질과 광(유광/무광할 때 그 '광')이 다채로웠고 작품들과 너무 잘 어울렸다. 작품에 어울리는 액자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늦오후의 현관>이라는 작품의 프레임이 압도적이었다. 녹색 잎이 반사되는 것이 그려져있는데 금색 프레임이 조명에 반사되면서 마치 그림이 이어지는 느낌을 준다. 여러번 본 것 같다.
그리고 작가 소장품은 프레임이 없었다. (H와 함께 전시를 봤는데 이걸 발견하고 서로 즐거워했다. )
그리고 앨리스 달튼 브라운이 친구 집에 가서 친구 집을 그린 그림은 친구가 소장하고 있었다. 친구에게 친구의 집 그림을 그려서 선물한 것 같다. 작가가 참 따뜻한 사람인 것 같다. 그러니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겠지?
<붉은 잎사귀가 있는 파란문>은 주로 그려온 작품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강렬한 느낌을 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작품만 런던에서 그린 작품이었다. 공간에 따라 그림도 바뀐건지. 가을 낙옆. 낡고 진한 파란문. 벽틈에 피어난 잡초가 강렬함에도 따뜻했다.
<여름날의 휴식처>는 제목만 적어두고 구글링해도 안나오는데 무슨 작품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저녁빛이 스민 기둥>이라는 작품은 제목이 참 사랑스러웠다. 아니 작가님. 제목도 어쩜 이렇게 러블리하게 지으신건가요. 작가와 작품, 그리고 제목까지 한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의 고요함>이라는 작품에서 등장한 풍경은 분명 어느 바다에서 봤을법한 풍경이었다. 그걸 이렇게 사실적으로 그릴 생각을 한 것도 새삼 놀랍고 작품을 마주하는 내내 감탄했다.
앞부분은 몇부인지 확인하지 않고 감상해서 모르는데 뒤에서 부터는 나누어 메모해두었다.
3부 여름바람
<호수의 속삭임>
<황혼에 물든 날>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싶어 하는 작품일 것 같다. 의자에서 큰 작품을 보면 마치 내가 지금 바다 앞 어느 집 창가에 앉아있을 것만 같다. 어깨가 따뜻해지고 조금씩 녹는 것 같이 이완이 된다. 전시 홍보에 '명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데 과장이 아니었다.
내가 제일 오랫동안 본 작품은 <가을의 숨결>이었다. 보면서 눈물이 났다. 분홍빛이 도는 하늘도 아름다웠고, 낙옆은 아직 초록색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맑은 날씨에 낙옆들이 바싹 익어가는 것 같았다. 나도 숨을 쉬어야지. 이제 나도 가을을 계절로 느껴야지 다짐했다.
<땅과 바다의 경계 너머> H는 이 작품이 가장 좋다고 했다.
3부에는 마이아트뮤지엄 커미션작으로 종이에 파스텔 습작이 있는데 이것도 미쳤다. 아니 파스텔로 어떻게 이런 깊이를 표현하지싶고 대단하다.
4부 이탈리아의 정취
<시선 안에서(AAR) #15>는 따뜻한 저녁을 연상시켰다.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의 발러스트레드 난간 #20> 라는 작품 앞에서 숨을 깊게 마시고 내뱉었다. 진짜 로마 여행가서 난간에서 하늘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이 작가의 작품을 볼 때 숨 쉬는 게 편하다. 숨을 크게 쉬게 된다. 나에게 경제적 여유와 그 경제적 여유만큼의 큰 벽이 있다면 엘리스 달튼 브라운의 작품을 그 벽에 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등나무가 있는 안뜰>은 엘리스가 호지킨병 치료 후 떠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마을 루카에서 그린 것이다. 그림의 소재가 된 건물은 친구 빌라 400년된 농가라고 한다. 따뜻한 눈으로 그린 그림은 이런게 아닐까 싶은 작품이었다.
<식물이 있는 아테네움 호텔의 창문, 습작> 이라는 작품을 보고 네? 이게 습작이라구요? 당황했다. 정말 습작같은 작품도 있었지만 습작같지가 않은 습작들도 있었다. 그림 속에 나팔꽃, 유리에 반사되는 샹들리에, 뉴욕, 전구 빛이 투과한 커튼이 바깥은 춥고, 그것을 그린 사람과 보는 사람. 그리고 그 건물 안을 따듯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평일 낮에 가서 사람이 별로 없어서 전시의 의도에 맞게 아주 잘 보고 나왔다. 추천하고 싶은 전시이다.
엘리스 달튼 브라운의 작품은 직접 가서 봐야지 싶다. 작품이 주는 느낌은 도록이나 엽서가 대체할 수가 없었다. H는 많은 좋은 작품들이 직접 보지 않고 파일로 인용됐을 때 그 가치가 너무 떨어져보이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클림트가 생각났다.
포토 스팟도 좁은 장소에 비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H랑 가서 또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혔다..ㅋㅋㅋ
예전에 전시되었던 맥스 달튼의 작품도 무료로 볼 수 있다. 영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내가 아는 영화에 대한 작품을 보면 괜히 재밌었다.
세가지 작품 이외에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어떤 분이 초대받으셔서 작품을 많이 찍으셔서 이거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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