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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eat/Tea

의흥(宜興)의 자사호(紫砂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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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적인 다기(茶器)로는 의흥(宜興)의 ‘자사호(紫砂壺)’가 최고라고 한다. 중국어 발음은 이씽

의흥의 자사호가 최고인 이유는 흙이 좋아서라고 한다. 

근데 짝퉁 천국 중국답게 의흥산 자사호의 90%가 의흥의 흙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이미 만들어진 자사호를 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의흥의 흙을 썼는지 분간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나는 의흥이라는 지역을 어제 처음 알았기 때문에 뭐가 좋은지 분간은 잘 못한다. 사장님의 설명을 열심히 들었지만 건성으로 기억하는 머리때문에 잘 모르지만 자사호 하나를 만드는데 가마 비용 등 10만원이 들고 또 이게 굽다보면 깨질 수도 있고 해서 자사호 가격이 그렇게 비싼거라고 한다. 예전에 도예공방에서 도예선생님도 자사호는 작은데 손이 많이 가서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그렇게 내 맘에 쏙드는 자사호를 찾아본지 어언 반년이 흘렀고, 어제 우연히 구경하려고 들어간 차 상점에서 의흥의 흙으로 만든 자사호를 샀다. 비싸다. 하지만 내가 그동아 봐온 자사호들도 엄청 비싼 가격이었고 하나하나 배우고 직접 마셔보고 산 자사호라 벌써부터 애정이 간다. 열정맨인 사장님은 나에게 여러가지 고수차를 맛보게 해주시고 내가 사려고 한 자사호에 직접 차도 끓여서 마셔볼 수 있게 해주셨다. 진짜 맛있었다. 나는 습관처럼 맛있다고 했는데 사장님은 맛있다는 내 표현이 참 좋다고 하셨다. 

 

인사동에 전시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간 차 상점에서 자사호와 고수차를 사고 4시간을 수다떨다가 집에 갔다. 나도 20대 줄곧 차 마시는 것을 좋아했어서 관심이 있었고 배우고도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저절로 찾아왔다. 

 

차는 본질이 제일 중요하다. 자사호도 마찬가지이다. 자사호도 본질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어흥'이라는 감탄사를 생각나게 하는 의흥의 흙이 자사호의 본질이라고 하셨다. 나는 잘 몰랐어서 자사호의 외형적인 아름다움인 작품미가 중요한 줄 알았다. 사장님은 작가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작가들이 거의 만들지 않고 누군가가 만들면 작가가 마지막에 도장만 찍는게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출처 : 위키백과

 

보이차의 본질은 고수차의 첫물차라고 한다. 

첫물차는 찻잎의 수확 시기에 따라 봄에 새 순이 나는 것을 수확하면 첫물차라고 불린다. 햇사과의 '햇'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차의 세계는 요가와 와인, 도예 등등의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것들의 세계처럼 배울 것이 많고 그 세계가 무궁무진한다. 그래서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열정이 넘치는 사장님은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그 이야기 끝에 꼭 천천히 배워야 자기 것이 된다고 하셨다. 그 모습은 애정어린 가르침을 듬뿍 주고서 마지막에는 꼭 스스로 복습하며 소화시켜야 자기 것이 된다고 외치는 선생님의 모습이였다. 

 

계량은 보통 2그람을 한다. 나도 늘 2그람을 넣고 마셨다. 2그람이 정석인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마셔보고 잘 맞는 양을 찾아가면 된다. 일반적으로 혼자 마시는 사람들은 2그람, 둘 이상이서 마실 때는 3그람을 넣는다. 사장님은 손으로 대충 뜯어서 넣으시는데 3그람 정도 넣으신다고 했다. 

차를 처음 마실 때 첫번째 우린 물은 다기들에 따뜻한 온기를 입히고 찻잎의 먼지를 제거하는 용도로 버려진다. 그리고 자사호도 샤워를 시켜준다. 찻잎에는 수용성 기름인 차유(茶油)가 있는데 그 기름을 자사호에 입혀서 양호(养壶)한다고 한다. 양호란 자사호를 길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아 어려워. 

 

출처 : https://blog.daum.net/prajna52/191

 

보통은 두번 째 우린 물부터 마시는데 사장님은 그 물도 버리라고 하셨다. 카페인을 버리는 거라고 하셨다. 같은 찻자리에 계셨던 분은 사장님은 부자라서 있는 자의 여유라고 웃으셨다. 사장님은 차는 약하게 마셔야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화려하고 강한 향은 쉽기도 하고 '뭉겐다.'는 느낌을 준다. 보이차 말고도 다른 차와 와인도 그렇다. 나는 와인도 강하고 묵직한 것보다 가볍고 다채로운 것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내가 보이차에 빠진 건 우연이 아니라 운명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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