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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move/Yoga

6주 만에 요가::수련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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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원이 6주만에 문을 열었다. 요가원에 갈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집에서 혼자 수련하기도 하고 줌으로 하는 온라인 수업도 들어봤지만 함께 호흡하고 에너지를 나누는 기쁨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었다. 방학이라 여유가 있어서 오전에도 가고 저녁에도 갔다. 다리나 허리의 유연성이 많이 퇴행했을거라 예상했는데 아니었다. 어깨가 다 굳어있었다. 어깨가 너무 아프고 동작이 잘 되지 않았다. 뭐 복근은..원래 약해서 좀 더 약해진 정도였다.

일주일간 오전에 요가를 하고 바로 출근해서 업무를 보다가 퇴근하고 저녁에 또 요가를 갔다. 방학 중에 출근을 하는 게 달갑지는 않지만 여유를 부릴 수 있고, 차곡차곡 정리하는 기쁨이 있어서 좋았다. 퇴근 길에는 안양천을 걸었다. 하늘이 너무 예뻐서 황홀했다. 그런 상태로 요가를 가니 호흡도 아사나도 다 즐거움 그 자체였다.

오랜만에 한 시르사아사나는 잘 됐다. 몸은 잊지 않고 있었다. 역시 요가는 인내와 수용의 수련이다. 내 몸에 감사하고, 요가를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원장님을 비롯한 다른 선생님들을 오랜만에 만나니 너무 좋았다.

소영샘은 역시나 예리하게 나의 동작을 교정해줬다. 내가 뭐라고 나를 항상 잘 챙겨주시는데 너무 감사하다. 소영샘의 수업은 친근하면서도 마음편한 수업이다. 아쉬탕가 요가가 결코 편하게 할 수 있는 요가가 아님에도 소영샘의 역량으로 그런 수업을 이끌어 주시기 때문에 감사할 따름이다. 아쉬탕가 수업을 여러 선생님이 돌아가면서 수업해주시니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수련이 참 재미있다. 나는 반복적인 걸 싫어하는 성향인 ENFP임에도 뭐든 반복하는 것을 잘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늘 다른 마음이기 때문이다. 같은 아쉬탕가도 선생님이 달라지면 느낌이 다르기도 하지만 매번 내 몸과 마음이 다르다. 늘 새롭고 짜릿하다.

은영선생님은 같은 공간에 있는 자체만으로도 힐링을 선물해주시는 분이다. 나도 저런 에너지를 가지고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도 열심히 수행해서 옆에 있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 이번주 체어요가 수업에서 은영선생님이 특이한 경험을 하게 해주셨다. 아사나 하나를 마치고 볼스터를 꼬리뼈에 붙이고 이완하는 동작을 하는데 나보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리고 거꾸로 볼스터를 끌어 안으라고 하셨다. 그 상태의 나의 등(요추 3번 인듯..)에 싱잉볼을 올려놓고 세네번 울리셨다. 나는 원래 간지럼을 잘 타서 싱잉볼이 울리자 몸이 움찔움찔 거렸다. 선생님은 머리에서부터 요추 3번까지 내가 너무 힘을 많이 주고 있다고 하셨다. 그곳에 힘을 빼고 내려놓으려고 하셨다. 힘을 빼고 진동을 느끼려고 노력했다. 그 말씀이 이후에도 자주 맴돌아서 일상에서도 그 부분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내가 복부에 힘을 줘야 하는데 그곳에 힘을 잘못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특이하고 감사한 경험이었다. 선생님에 대한 나의 애정을 느낄 수 있어서 포근함마저 들었다.

원장님의 시바난다 수업에서도 특별한 경험을 했다. 나는 명상과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시바난다 수업은 좋아하지 않았다. (시바난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놓고 원장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혹시 상처받으셨을까 한동안 신경쓰였다.) 그런데 요가가 마려운(?) 나는 물불 안가리고 수업을 들었기에 오전 시바난다 수업을 갔다. 중간에 사바아사나(송장자세)나 파바무타 자세를 하면서 이완을 하는데 땅이 나를 안아주는 것 같았다. 바닥에 와락 안겨있는 느낌이 든 것이다. 처음에 그런 느낌이 나니까 ‘헐 뭐지. 이런게 환각인가.’싶어서 무서웠다. 혹시 착각은 아닐까 싶어서 그 감각에 집중했다. 분명 딱딱하고 약간 차가운 느낌의 바닥인데 그 어느 때보다도 포근하고 안정감이 느껴졌다. 바닥이 드디어 나에게 마음을 열어준 것만 같았다. 그 기분 좋은 감각을 수련에서 자주 느꼈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시바난다를 좋아하게 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원장님의 빈야사 플로우 수업은 역시나 너무 좋았다. 원래 빈야사 수업이 제일 어려운데 6주만에 하는 수련이기 때문에 난이도 조절을 해서 너무너무 좋았다. 내 수준에 딱 맞는달까 ㅋㅋㅋ 플로우 수업은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 집중도 잘 되고 땀도 많이 나고 난이도 조절을 했음에도 어렵다. 마성의 매력을 가진 플로우 수업을 오랜만에 들으니 신이 나면서 동시에 온 몸에 부서질 것 같았다.

금요일은 아름다운 아우라를 가진 소희샘의 아쉬탕가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신이 난다. 빠른 퇴근을 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신나게 요가원에 갔다. 소희샘의 수업은 너무 좋다. 원장님의 아쉬탕가 수업은 카운트를 상대적으로 천천히 하셔서 고통스러운데 ㅋㅋ 소희샘은 딱 내 호흡과 찰떡궁합으로 해주셔서 좋다. 그리고 도전적인 아사나를 섞어주셔서 성장하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다른 걸 다 떠나서 선생님이 주는 에너지가 너무 좋다. 많이 흡수해가고 싶은 욕심이 난다. 80분(도 짧고 아쉬웠다.)의 아쉬탕가 수업을 마치고 사바아사나를 하는데 소희 선생님이 다음주까지만 수업을 나오신다고 하셨다. 너무 아쉬웠다. 순간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떠나는걸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요가원도 다른 선생님들과도 이별하는 날이 올거야. 욕심을 내려놓자. 이별을 아쉬워 하되 수용하자.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어. 이 공간 속에 영원한 것은 없다. 나 조차도.’라는 생각을 했다. 금요일 수련을 빠졌던 날들이 후회로 밀려오려고 했지만 후회하지 않고 오늘의 수련에 감사하고 다음주에도 뵐 수 있기를 소망하기로 했다.

참 많은 것을 내게 준 요가.
그리고 사랑하는 요가원 요가아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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