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은 과학이다. 그래서 좋아했다. 근데 상담교사가 되고 과학과는 점점 멀어졌다. 임용 공부를 계기로 내 안의 질문이 많이 사라졌다. 딱딱하고 차가운 지식들을 잔뜩 머리에 박아 넣었다. 그렇게 심리학이 재미가 없어졌다. 직장에 다니면서 다시 공부가 재밌다. 하지만 공부의 편식이 심하다. 자꾸 상담에 필요한 정보만 집어넣기 바빴다. 그러다가 마음이 많이 아팠다. 마음이 아프니까 마음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렇게 또 과학과는 더욱 멀어졌다. 마음이 안정이 되고 다시 원하던 공부를 하려고 보니 과학에 조금씩 흥미를 붙여보려고 했다. 과학도 결국에 철학이다. 그래서 과학이 재밌다. 과학은 결국 '우리'의 삶이고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도구로써 즐길 수 있다.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면 우리의 시각이 달라진다. 우리의 시각이 달라지면 그 시선만큼 삶을 누릴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저자는 세상은 물리학 패턴으로 이루어진 모자이크라고 한다. 나도 물리학을 잘 알게 되면 저런 멋진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나처럼 과학적 지식이 빈곤한 사람들에게 일상의 예를 들어주며 간단한 과학적 원리들을 설명해준다. 기본 원리만으로 구체적인 답을 구할 수는 없지만 올바른 질문을 하기 위한 맥락은 알 수 있다. 또 스스로 무언가를 알아내는 데 익숙해지면 당장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절망하지 않는다. 조금만 더 생각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고는 광고 업체와 정치인이 큰 소리로 자신들이 제일 똑똑하다고 주장하는 시대에 세상을 이해하는 데 특히 중요하다. 우리는 그들의 의견에 동의할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 단서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일상보다 더 중요한 문제도 있다. 우리는 우리의 문명을 책임져야 한다. 투표를 하고 무엇을 구매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 선택하면서 인류의 여정에 함께 한다. 물리학의 기본 원리는 이 여정에 지녀야 할 매우 소중한 도구가 된다.
과학은 그저 사실을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사물을 이해하는 논리적 과정이다. 과학의 핵심은 누구든지 정보를 관찰한 다음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결론이 다를 수 있지만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면 결국에는 어떤 설명이 맞는지 하나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과학은 다른 학문과 구분된다. 과학적 가설에는 시험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예측이 있어야 한다. 즉, 어떤 현상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다음으로 할 일은 아이디어의 결과를 알아내는 것이다. 시험할 수 있는 결과 중에서도 특히 그 아이디어가 틀렸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결과를 열심히 확인해야 한다. 내 가설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시험을 통과하면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그 원리가 세상에 적용할 좋은 모델이라는 데 동의한다. 과학은 언제나 자신이 틀렸음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내가 앞으로 공부할 여정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하다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할 수 있을까? 저자는 가장 좋아하는 발견은 실망에서 시작됐다고 했다며 귀여운 예로 블루베리 잼을 만들었는데 분홍색으로 변했다고 했다.
과학의 핵심은 가능한 한 모든 증거를 검토해 스스로 실험한 후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내 미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면 교사가 되었는데 계속 공부하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나는 앞으로 계속 공부를 하고 나만의 결론에 방점을 찍고 싶다. 그게 내가 계속 공부하는 이유다. 내 발견이 이 세상에 이롭고 나에게 이로운 것이었으면 좋겠다. 저자도 물리학은 우리의 삶을 함께 할 도구라고 한다. 이 도구로 잘 살면 그만이다. 물리학 책도 문과적으로 읽어버리는 나란 인간은 과학이라는 도구를 잘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어서 또 과학도서 코너를 기웃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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