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때문에 고독한 나는 자주 우주가 그립다. 부드러운 털과 따뜻한 숨소리, 심장소리가 그립다. 우주의 부드러운 털을 만지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다. 퇴근 후에 집에 가면 우주가 불편한 다리로 휘청거리며 문 앞까지 마중을 나왔다. 반가운 인사를 하고 물통을 정리해주고 화장실 감자를 캔다. 고양이 집사들은 모래에 뭉쳐진 배설물을 '감자나 맛동산을 캔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우주가 좋아하는 사냥놀이를 한다. 사냥놀이를 최대한 많이 해야 밤에 잠다운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놀아드려야 한다. 영혼없이 장난감을 흔드는 게 아니라 집중해서 입으로 효과음도 내면서 놀아야 우주는 만족했다.
우주는 참 열심히 사냥놀이를 했다. 불편한 다리는 우주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는 태도였다.
우주가 사냥놀이하는 걸 보고있으면 내가 다 아팠다. 온 몸을 던져 쿵!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우주는 아파도 사냥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아프다고 야옹하지도 않고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한다. 하루에 길면 다섯시간 정도 사냥놀이를 할 때도 있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잠을 자느라 사냥놀이를 안하는 날도 있었다. 사냥놀이를 많이 해서인지 뒷다리는 점점 힘이 생겼다. 사료나 영양제는 관절건강에 효과가 좋다고 하면 우선 사서 먹였다. 수의사 말에 의하면 뼈 문제는 아니라고 했는데 그래도 혹시나하고 먹였다.
처음에 우주는 뒷발을 거의 쓰지 못했다. 그러다 아주 조금씩 휘청휘청 거리면서 넘어지며 걸었다. 인간으로 비유를 하자면 발로 못 걷고 무릎으로 걷다가 점점 발로 걷게 되었다. 그래서 고양이의 무릎같은 뒷꿈치 부분에 늘 화장실 모래가 뭍어있었고 털이 닳아 있었다. 우주의 발만 보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점점 잘 걷게 된 이후에 그 부분의 털이 풍성한지 확인하고 안심하곤 했다.
-일기고 뭐고 갑자기 귀여운 우주 사진 자랑-
오늘은 꿈에 나와줘라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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