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가 유일한 단점인 아케미에 다녀왔다. 뚜벅이인 나는 아케미를 갈 엄두가 안난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있지만 못가보다가 친구의 차를 타고 갔다.
아케미 인스타에서 매일 오늘은 어떤 아이스크림이 있는지 라인업을 볼 수 있다. 여기서부터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굳이 비건 아이스크림이라고 하지 않아도 모두가 좋아할 맛이다. 비건임을 숨겨도 인생 아이스크림이 될 수 있는 맛이다. 나는 아케미를 비건 페스타에서 처음 먹어봤다. 당시에도 길고 긴 줄을 기다려서 먹었어야 했을 만큼 인기가 있었다. 내가 한국에서 먹어본 아이스크림 중에 제일 맛있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엄청 좋아해서 친구가 아케미에 가자고 했을 때부터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 너무 행복했다.
오늘의 아이스크림 중에 궁금하면 맛볼 수 있다. 사장님 친절 대마왕이시다. 아케미에 자주 온 친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리고 워너하는 만큼 아이스크림을 다 맛볼 수 있게 해주셨다. 나는 음식에 욕심을 내는 상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모두 다 맛보고 싶다는 욕망으로 불탔지만 배도 부른 상태였고 너무 다 퍼주시는 사장님께 죄송하기도 해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씀드린 뒤 맛본 아이스크림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두가지를 주문했다.
내가 맛본 아이스크림은
블루베리 라벤더와 애플망고 레몬밤, 신메뉴인 메이플 바닐라 크렘블뤼레였다.
블루베리 라벤더는 블루베리의 은은한 단맛이 그대로 담겨있다. 보통은 약간의 신맛을 없애려고 당분은 많이 첨가한 경우가 많은데 그런게 없어서 너무 좋았다. 두번째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애플망고 레몬밤은 역시나 맛있었다. 비건페스타에서 먹었던 맛이다. 먹어봤던 맛이라 맛보지 않아도 되는데 대충 내 취향을 파악한 사장님이 맛보라고 괜찮다는 말씀을 드리기도 전에 퍼주셨다.
메이플 바닐라 크렘블뤼레는 메이플의 달달함과 오독오독 블뤼레 설탕과자가 섞여있어서 식감이 재밌다. 달달하지만 과하지 않은 달달함이다. 베스킨라빈스의 고급+건강 버전의 느낌이다.
나의 원픽은 바질 라임. 먹고 눈이 커졌다. 바질을 너무 좋아해서 집에서 직업 키우기까지 하는 나에게 맛이 없을 수 없었다. 게다가 아케미는 합성 향료 등 인공적인 재료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은은하면서 묵직하고 진한 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신기한 맛을 표현한다. 먹는 순간 정말 좋은 재료와 정성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먹고 싶다. ㅠㅠ 먹을 당시에 배부른 상태에서 너무 많이 주문했고, 아이스크림이라 빨리 녹으니까 부지런히 먹어야 해서 아쉬웠다.
라즈베리로즈 히비스커스도 너무 맛있다. 한때 로즈차에 빠져서 몇달동안 매일 마신 적이 있다. 장미향 이즈 뭔들..
먹어보지 않았지만 쉐이크도 완전 맛있다고 한다. 메뉴 구성이 다양해서 너무 좋다. 체인점 생겼으면 좋겠다.
비건 페스타에서 제주 흙당근 케익을 먹어봤다. 나는 당근케이크를 너무 좋아한다. 진짜 너무 맛있다. 먹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뒤에 나오겠지만 신메뉴로 나온 케익을 먹었는데 당근케이크가 내 입맛에는 더 맛있다.
아이스크림 홀 케이크 크리스마스 때 주문해서 먹으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리 배불러도 3가지 맛 플레이트는 못먹을 지언정 2가지 맛은 먹어야 한다.
신메뉴인 밤 꿀 자색 고구마 케이크도 주문했다.
사장님이 병아리 콩물으로 만든 식물성 마쉬멜로우를 케이크에 서비스로 얹어주셨다. 친구가 단골이라 호사를 누렸다.
밤 꿀 자색 고구마 케이크는 맛있지만 나는 케이크가 반이 없어질 때까지 겉에 아이스크림과 크림만 계속 먹어서 속으로 당근케이크가 더 맛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중간에 케이크 시트와 같이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케이크시트가 고소하고 쫀득하고 묵직해서 이것만 먹어도 맛있는데 아이스크림과 크림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나는 두가지 바질 라임과 블루베리 라벤더를 주문했다. 둘다 맛있는데 둘이 잘 어울린다.
친구는 메이플 바닐라크렘블뤼레와 다크초코 브라우니를 주문했다. 다크초코는 언제나 옳다. 진하고 쌉싸름, 달콤해서 계속 계속 먹고 싶은 맛이다. 중간중간 초코칩인지 뭔가 씹히는 것도 너무 좋다.
가는 길에 민트 초코칩 쿠키 샌드위치를 서비스로 주셨다. 이렇게 해서 뭐가 남으실지 걱정된다. 나는 민초단이라 가는 길에 차 안에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다. 좋은 재료를 써서 인공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밍숭맹숭하지 않다. 진짜 짱이다. 왜 나는 그동안 가기 힘들다고 오지 않고 이제야 아케미에 온걸까 싶다.
아이스크림 사먹으면 도장도 찍어주신다. 사장님...집 근처였으면 벌써 도장 n번째 다 찍었을 것 같다.
완전 완전 추천하고 우리 동네로 이사왔으면 좋겠는 아케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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