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4대 비극으로 잘 알려진 리어왕.
하지만 난 고전을 잘 읽지 않았다.
예술의 전당에서 연극을 하는데 무려 이순재 선생님이 리어왕 역할을 하고
고너릴에 소유진 배우님, 리건에 오정연 배우님, 코딜리아는 이연희 배우님이라는 캐스팅이다.
10월 말에 시작한 이 따끈한 대작을 좋은 기회로 보러다녀왔다.
<리어 왕> 등장인물
리어왕 : 왕
고너릴 : 리어왕의 첫째 딸.
리건 : 리어왕의 둘째 딸.
코딜리아 : 리어왕의 막내딸.
바보 : 리어왕이 아끼는 광대
글로스터 : 리어왕의 신하. 에드거와 에드먼드의 아버지.
켄트 : 리어왕의 지지자.
에드거 : 글로스터의 공식 아들
에드먼드 : 글로스터의 비공식 아들(서자)
알버니 공작 : 고너릴의 남편.
컨월 공작 : 리건의 남편.
보러 가는 당일에 급하게 리어 왕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퇴근 시간부터 공연 전까지 열심히 읽고 갔는데
내 상상 속의 장면들이 극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와 융화되어 입체감있게 다가왔다.
연극은 총 200분이고 중간 인터미션 15분 전까지 책을 읽고 그 뒷부분은 읽지 않은 채로 공연을 봐서 비교도 되고 재미있었다.
200분이라는 긴 공연에서 엄청난 양의 대사를 다 외우고 감정과 동작까지 녹여내야하는 엄청난 노력들이 당시 관객으로 참여한 나에게 어떤 힘이 되었다. 그래서 배우들과 이 연극을 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약간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코딜리아의 남편 역할을 맡은 배우님의 초반부의 작은 실수.
코딜리아의 남편 역할인 프랑스 왕은 우선 비주얼 적으로는 키가 큰 이연희 배우님과 잘 어울려서 좋았다. 그런데 초반부 이외에 분량이 별로 없으신대도 당시 극에서 제일 먼저 대사 실수를 하셔서 약간 몰입이 방해됐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나또한 그렇다. 긴장을 많이 하신건지 초반에 버벅거리셔서 나도 같이 긴장되고 잘 만회하시면 좋겠다는 응원을 하게 되었다. 이건 내 문제인데 편하게 감상하지 못하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같이 긴장해서 만족도가 약간 떨어졌다.
이순재 선생님의 연극을 볼 수 있다니.
이순재 선생님의 연기력은 말해 뭐하나. 같은 공간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 자꾸만 나도 노년이 되었을 때 이순재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노인이 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더 열정적으로 몰입하여 연기를 하셨고 나도 막바지로 갈수록 잡념은 사라지고 그 호흡에 맞추어 감상할 수 있었다.
이연희 배우님 입덕.
예쁜 연예인으로만 생각했던 배우님. 귀에 쏙쏙 박히는 딕션. 역할을 잘 녹여낸 연기력에 감탄을 했다.
이연희 배우님은 이번 연극에서 리어왕의 막내딸인 코딜리아와 리어왕의 광대인 바보라는 두가지 역을 연기했다. 둘다 너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소화하셨다. 바보 연기는 다른 배우인 줄 알 정도였다. 특히 실제로 책에서도 바보는 극의 중간에 소리 없이 사라졌다가 극의 결말에서 리어가 갑자기 한번 언급한다. 그래서 리어가 바보와 코딜리아를 혼동하기도 하고, 두 인물이 리어가 비참한 상황일 때 그의 곁에 있고 리어를 진실되게 사랑한다는 점에서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그 인물들을 한 배우가 연기했다는 것이 좋았다. 나도 책을 읽을 때 바보가 리어의 환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어쩌면 코딜리아의 환영이 아닐까했어서 더 좋다고 느꼈다.
나와 같이 연극을 본 사람은 바보가 이연희 배우님이고 코딜리아는 이연희를 닮은 다른 배우인 줄 알았다고 했을 정도였다. 뒷좌석에 앉은 관객들의 대화가 어쩌다 들렸는데 대부분의 내용이 '이연희님 너무 예쁘다.' 아니면 '이연희님 연기 너무 잘한다.'였다. R석에서 관람해서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심장이 약간 ㅋㅋ 뛰었고 길쭉한 기럭지애 당연히 아름다운 외모에 흡입력 있는 연기력까지 ㅜㅜ 진짜 진심으로 팬이 되었다. 얼마나 노력하셨을지 잘 모르지만 알 것 같았다. 이연희 배우님의 앞으로가 너무 기대된다.
러블리한 오정현 배우님.
오정현 배우님도 색이 확실하시고 리건이라는 역할에 아주 잘 어울리셨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배우들의 연기도 마치 미술 작품처럼 화면으로 봤을 때와 직접 두 눈으로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스펙트럼이 다르다는 것을 이 배우님의 연기로 경험하게 되었다. 너무 매력적이셨다.
켄트와 클로스터의 연기.
켄트와 클로스터라는 역할을 맡은 배우님들의 연기가 아주 탄탄했다. '감초'라는 단어가 절로 생각날 정도였다.
순재 선생님의 깊은 여운과 이연희라는 배우를 재발견 할 수 있는 좋은 연극
자식의 진실된 사랑을 보지 못한 두 아버지
한 아버지는 눈을 잃고
다른 한 아버지는 눈을 잃어버리고 싶을 만큼 절망
200분이면 3시간이 넘는데 1부 끝부분은 약간 피곤해서 집중이 안될 때도 있었지만 2부 후반으로 갈수록 더더 빠져들고 좋았던, 주변에 보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었다.
<리어왕> 독서 후기 :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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