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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move/Yoga

체어요가와 일기::수련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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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야근을 했다. 원래 야근을 하면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괜찮았다. 할만했다. 월요일이라 그런가 싶었다. 내 상담실은 별관에 있다. 별관에는 지역개방 도서관도 있는데 월요일은 저녁에 휴관이다. 그래서 월요일에 야근을 하면 불편하다. 나만 별관에 남기 때문에 무섭고, 월요일에 쉬는 음식점이 많아서 저녁을 해결하기도 힘들다. 구리고 제일 불편한 건 지킴이선생님들이다. 내가 야근을 하지 않으면 별관을 일찍 잠그고 마음 편히 쉬실 수 있는데 그렇게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정말 너무 여러 번 언제 갈 거냐고 물어보신다. 나도 일찍 가고 싶지만 못 가는 건데 자꾸 물어보니까 짜증이 났다. 어제 야근하면서 그게 제일 힘들었다. 제일 힘든 게 고작 그런 거라니 나 요즘 살만한가 보다 생각했다.

아슬아슬하게 체어요가를 갔다. 좀 늦어서 앞부분 호흡 명상을 놓쳤다. 그래도 요가 수련을 올 수 있음에 감사했다. 눈을 감고 내 몸의 불균형을 점검하는 시간이 소중했다. 은영 선생님 수업에서는 특히 내 마음이 잘 보인다. 이번 수련에서는 내일 당장 죽는다고 해도 아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냥 죽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망감에 자살하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힘들긴 한가보다 싶었다. 그 죽어도 좋다는 마음의 의미가 양가적이라 복잡했다.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간단하게라도 유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수련이 끝나고 옷을 갈아입는데 은영 선생님이 감기에 걸릴까 봐 옷을 많이 껴입게 된다고 하셨다. 나는 선생님은 왠지 감기에 안 걸리실 것 같다고 했다. 선생님은 웃으며 감기에 걸리지 왜 안 걸리냐고 하셨다. 선생님처럼 마음도 몸도 튼튼하면 감기는 남의 이야기가 될 줄 알았나보다.

수련이 끝나고 공집합에 갔다. PMS 기간이라 충동성이 강해져서 이번 달에 공집합에 간 게 벌써 세 번째다. 공집합에서 그나마 내가 마실 수 있는 건 생맥주. 매번 "생맥주 하나 주세요!"를 외쳤는데 이름이 '헤이 하이'였다. 공집합에서 일기와 유서를 썼다. 집이 아닌 공간에서 유서를 쓴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눈물도 안 나왔다. 내가 유서를 쓰는 이유는 내 삶에서 죽음을 지우지 않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유서를 쓰다 보면 내 삶의 우선순위가 선명해진다. 이번 유서에는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을 자제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해주길 바라고, 살면서 힘들 때 내가 아주 작은 가루가 되어 당신들 곁에 있으니 나를 기억해달라고 했다.


내 몸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체어 요가는 내 마음과 생각까지 점검하게 해 준다. 마음에도 불균형이 온다. 그 마음을 바라봐주고 존중해주면 균형을 찾을 수 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으니 어쩌면 내가 체어 요가에서 내 마음을 잘 발견할 수 있는 것도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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