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영샘의 아쉬탕가 수업을 들었다. 수련이 끝나고 선생님이 내가 스탠딩 자세에서 배꼽 위로 힘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다고 하셨다. 꼬리뼈를 살짝 말아서 코어와 골반에 힘을 줘보라고 하셨다. 코어 힘이 약해서 배에 힘을 줘야 하나 싶었는데 꼬리뼈를 말면 자연스럽게 골반과 배에 힘이 들어가서 신기했다. 몸은 정말 신기하다. 앞으로 얼마나 살아갈지 모르겠지만 남은 인생 동안 새것으로 바꿀 수도 없는 몸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소중한 몸을 잘 살피고 정돈하는 게 나의 과업인 것 같다.
핸드폰을 요가원에 두고 나와버렸다. 그래서 반대편으로 걸어가던 선생님께 달려가서 같이 요가원에 다시 갔다. 나때문에 선생님을 번거롭게 한 것 같아서 미안했다. 나는 과하게 미안해하는 게 습관이다. '소영선생님은 천사이니까 괜찮으실 거야.', '나도 누군가 실수를 하면 귀엽게 넘어가 주잖아? 괜찮아'라고 속으로 많이 생각했다. 자책을 별로 안 해서 너무 뿌듯했고 일기에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진짜 천사인 소영선생님은 컴업 동작을 시도해보라고 조언도 해주셨다. 컴업 동작을 하려면 지금 내가 하는 동작에서 상체 움직임을 바꿔야 한다. 팔로 버티지 말고 가슴을 끌어올리며 등에 힘을 많이 줘야 한다. 그리고 발바닥에 힘이 많이 실려야 한다.
시르사아사나도 실패의 유무와 상관없이 계속 계속했더니 어느순간 된 것처럼 컴업 동작도 그럴 것이라 조급하거나 답답하지는 않다. 그냥 하면 된다. 언제 성공할지 모를 뿐이다. 되면 좋은 거고 안돼도 상관없다. (내가 이렇게 쿨한 사람이었다니) 되고 안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하는 걸 해본 것이 제일 중요하다. 이걸 '차가운 인지'라고 불렀다. 할 일에 감정을 제거하는 것이다.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하기 싫다는 감정까지 다 제거하고 그것을 할 때에 기계처럼 하는 것이다. 임용공부를 할 때도 이 마인드로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시험을 준비하면서 요가를 같이 했던 게 큰 도움이 되었다. 매일매일이 '점'처럼 찍히다 보면 그게 어느샌가 '선'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컴업을 위한 점을 많이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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